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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김연아 내년엔 ‘춤추는 요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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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안무가 윌슨(왼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LA에서 새 프로그램을 연습하는 김연아. [올댓스포츠 제공]

‘피겨 퀸’ 김연아(20·고려대)가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30일 “김연아가 이번 시즌 쇼트프로그램 곡으로 발레곡 ‘지젤’을, 프리스케이팅 곡으로는 ‘Homage(경의·감사) to Korea’를 골랐다. 이번 안무 역시 지난 4년여간 김연아와 함께 해온 데이비드 윌슨의 작품”이라고 밝혔다. 김연아는 이번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에는 출전하지 않았고 지난 10월부터 피터 오피가드 코치와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훈련하고 있다. 새로 만든 프로그램은 내년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첫선을 보인다.

 ◆지젤과 아리랑=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사랑스러운 ‘춤의 요정’으로 변신한다. 지젤은 1막과 2막의 분위기가 크게 다르다. 1막은 민속적인 색채가 돋보이는 연극적 특징을 지녔고, 2막은 다소 환상적인 분위기다. 발레리나들에게도 빼어난 연기력을 요하는 지젤은 최고 수준의 곡 해석력을 갖춘 김연아에게 딱 어울린다는 평가다.

 ‘Homage to Korea’는 아리랑을 비롯한 한국의 전통음악들을 편곡한 곡이다. 윌슨 코치는 “프리프로그램은 김연아가 팬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다. 김연아가 올림픽 챔피언이 될 때까지 아낌없는 성원과 지원을 보내준 팬들과 조국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그동안 윌슨 코치가 아리랑을 추천할 때마다 아직은 적당한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해 거절했다. 하지만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친 지금은 국민의 사랑과 관심에 보답할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해 동의했다”며 “지젤도 새로운 시도가 될 것 같다. 지젤 자체가 지닌 스토리가 마음에 든다. 음악에 담긴 다양한 스토리를 잘 표현하고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춘추전국 빙판=올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는 김연아의 불참과 아사다 마오(일본)의 몰락으로 ‘김 빠진’ 대회가 됐다. 아사다는 그랑프리 1차 대회 8위에 이어 마지막 6차 대회에서도 5위에 그쳐 9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에 실패했다.

 여섯 차례 대회에서 가장 높은 점수는 안도 미키(일본)가 5차 대회에서 기록한 174.47점이었다. 지난해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김연아가 얻은 210.03점에 무려 35.56점이나 모자란다. 오히려 주니어 그랑프리 여자 싱글에서 나온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의 최고 점수(178.97점)가 더 높았을 정도다.

 미국 시카고트리뷴은 최근 “만약 김연아가 올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했다면 한쪽 발을 등 뒤로 묶고 나왔어도 우승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의 우승은 거의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국내 피겨 전문가들도 “김연아가 워낙 열심히 훈련하는 스타일이라 당분간 빙판에서 그를 따를 자는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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