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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착각 … 포탄인 줄 알았는데 보온병이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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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다음 날인 지난달 24일. 연평도를 방문한 안 대표는 포격을 받은 민가를 둘러보다 불탄 철제 통 두 개를 들고 TV카메라 앞에 서서 “이게 포탄입니다. 포탄”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를 수행한 육군 중장 출신 황진하 한나라당 의원도 “작은 통은 76.1㎜ 같고, 큰 것은 122㎜ 방사포탄으로 보인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안 대표가 ‘포탄’이라고 했던 철제 통은 보온병으로 확인됐다. 안 대표와 동행한 취재진이 안 대표가 자리를 뜬 뒤 철제 통을 문지르자 상표가 붙어있는 보온병임을 확인한 것이다. 이런 해프닝은 YTN의 ‘돌발영상’ 프로를 통해 공개됐다. 그러자 네티즌들은 트위터 등에 병역을 면제받은 안 대표를 향해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티를 내고 있다”며 비판했다. 특히 안 대표가 29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지금이라도 전쟁이 발발해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입대해 싸우겠다”고 말한 것과 맞물려 “웃기지만 뒷맛이 씁쓸하다”는 댓글이 쇄도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논평까지 내 “평소라면 웃으며 넘어갈 일이지만 연평도 포격 상황을 생각할 때 웃음도 나오지 않는다”며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분이 착각할 수 있다 치더라도 연평도에서 ‘안보쇼’를 벌이다가 생긴 해프닝이니 더욱 무안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파문이 커지자 안 대표는 “당시 현지 주민이 포탄이라고 가져다 준 것을 취재기자들이 포즈를 취해 달라고 해서 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안내자가 포탄이라고 설명했고, 화염으로 인한 그을림으로 정확한 식별이 가능하지 않아 포병 출신으로 3성 장군을 지낸 황진하 의원조차도 포탄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라며 “긴박한 현장에서는 모든 것에 대해 위험물질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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