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가 되살아나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의 포격으로 가옥이 파손되고 주민들이 떠나 황량했던 연평도에 다시 삶의 싹이 트고 있다. 가옥 파손으로 살곳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임시가옥이 만들어지고, 생업인 어로활동도 재개됐다. 지금도 유사시 방공호로 대피할 수있도록 짐을 꾸려놓는 등 긴장된 모습이 역력하지만 생업이 재개된 것만해도 큰 진전이다.

연평도의 연평초등학교 운동장에 40여 명이 거주할 수 있는 15동의 임시가옥이 만들어진다. 30일 현재 약 8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판넬과 우레탄으로 지어진 이 가옥에는 보일러와 싱크대, 화장실, 복식 침대 등이 갖춰져 있어 연평도의 주민들이 돌아오면 임시로 거주할 수 있다. 상하수도와 전기만 연결해 당장에도 입주가 가능하지만 지금은 민간인 접근금지구역이라 주민들이 이용할 수는 없다. 이 임시가옥은 소방방재청의 긴급재해대책에 따라 재해구호협회가 연평도 포격 다음 날인 24일부터 5일 동안 공사를 시행했다.

시공사인 광수틸의 이창석 이사는 “47명의 인력이 24일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이틀 동안 포탄이 떨어졌던 연천면사무소 소파 등에서 자는 등 숙박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28일에 또 있었던 북한의 포성을 듣고 긴급히 대피해 방호소로 들어갔을 때는 못 나가는 거 아닌가하고 걱정도 했다”고 말했다. 또 이 이사는 “파괴된 마을을 보니 왜 주민들이 떠나려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다시 폭탄이 떨어지기 전에 공사가 끝나 다행이었고 임시가옥을 지으며 큰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 임시가옥은 한 동당 약 1300만원의 예산이 들었으며, 연평도 주민을 구호하는 국민성금으로 지어졌다.

한편 북한의 도발 이후 바다로 나가지 못했던 백령도, 대청도, 덕적도 인근의 어민들은 군이 설정한 안전 해상지역이긴 하지만 28일부터 어업을 재개했다. 23일 연평도 도발 이후 해군이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어업금지 조치를 내린 지 6일만이다.

해군의 어업 재게 조치에 따라 28일에는 80척, 29일에는 120척, 30일에는 156척의 어선이 바다로 나갔다. 어업을 재개한 곳은 백령도, 대청도, 연평도 남쪽에 설정된 특정해역(국방상 경비 및 어업활동과 관련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설정된 조업구역)과 덕적도 서쪽 해상 등으로 북한의 해안포 사거리(10-27km)를 벗어난 지역이다. 인천해양경찰서 경비계 김재곤 경위는 “11월 15일 금어조치가 풀리고 한창 꽃게를 잡을 시기에 23일 연평도 도발이 있었다”며, “발을 구르던 서해5도 어민들이 생업을 재게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룸=김정록 기자 ilro1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