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남북 정상회담 추진하다 북, 상당한 원조 요구해 무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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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국 정부가 지난해 가을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을 접촉했으나 북한이 거액의 대가를 요구해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9일(현지시간) 폭로전문 인터넷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국무부의 외교전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전문은 주한 미국 대사관이 ‘기밀(confidential)’ 문서로 분류해 미 국무부에 보고한 것이다. 위키리크스는 28일 앞으로 수 개월 간에 걸쳐 25만여 건의 미 외교 전문을 폭로하겠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올 2월 3일 김성환 당시 대통령실 외교안보수석비서관(현 외교통상부 장관)은 전시작전통제권 연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만난 자리에서 남북 정상회담 추진 사실을 공개했다. 김 수석은 “한국이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지난해 가을 북한과 접촉한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이 상당한 규모의 경제적 원조를 요구해 불발됐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또 그가 이 자리에서 “남북정상회담을 돈을 주고 사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청와대의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타국 정부 문서에 대해 한국 정부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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