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해전 땐 동선 숨겼던 김정일 … 이번엔 보란듯 김정은과 공연 관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연평도 포격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계자인 셋째 아들 김정은이 북한의 ‘국립교향악단’ 공연을 관람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통신은 김 부자가 공연에 참석한 뒤 “창작가·예술인들이 창작과 편곡 수준을 끌어올리고 연주 기량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공연에는 북한 군부의 최고실세인 이영호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총참모장과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 부자의 공개활동 보도는 중앙통신이 26일 평양무용대학 시찰과 평양시내 주택건설 현장 방문 소식을 전한 지 사흘 만이다. 북한군의 연평도 공격 당일인 23일 북한 매체들은 김 부자가 김일성종합대학 부속 평양의학대학과 용성식료공장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25일 평남 대안친선유리공장과 강서약수가공공장 현지지도까지 모두 네 차례 공개활동이 보도됐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일이 평양과 인근 평안도 지역에 머물며 연평도 공격 이후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 직후 김정일의 공식활동이 활발히 공개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11월 10일 대청해전 때는 동선을 숨겼다 열흘 만에 중앙통신이 북한군 580부대 산하 목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전했다. 또 2002년 6월 29일 2차 연평해전 때는 1주일 뒤인 7월 6일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744군부대 방문 소식을 보도했다.

이영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