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6자회담 … 농락하나” “중국, 북한 편들기 그만” … 온·오프라인서 부글부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7면

“불난 집에 부채질하나.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했거늘….”(아이디 ‘acro****’)

 중국이 6자회담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튿날인 29일 주요 언론사 사이트와 포털 사이트, 트위터에는 중국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표시한 글이 주류를 이루었다. 상당수의 네티즌은 “연평도·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 없이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6자회담을 제안한 중국을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다소 격한 표현도 등장, ‘반중(反中)’ 감정의 조짐도 일고 있다.

 네티즌 이영숙씨는 “중대한 발표를 한다 기에 북한을 공식적으로 비난할 줄 알았는데 고작 한다는 소리가 6자회담 제안이냐”며 “김정일을 데려와서 머리 숙여 사과하게 하지 않는 이상 절대 (6자회담을) 받아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pjw***’도 “북한이 연평도 공격은 물론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와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기 전에는 6자회담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6자회담 자체가 중국과 북한의 윈-윈(win-win) 전략을 바탕으로 한 노림수다. 중국은 북한을 제재한다는 실리적인 명분과 동시에 동북아 실정에 대한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다. 또 북한은 6자회담을 통해 지원 유도를 이끌어내 한·미·일·러를 완벽히 농락하려는 속셈이다.”

 중국의 제안을 날카롭게 분석, 비판한 네티즌 임형우씨의 글은 포털 사이트 네이트에 올라왔다. 이 글은 700여 명의 네티즌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이 밖에도 “제안이 아니라 우롱(네티즌 오재택)” “중국은 북한의 이번 (연평도) 공격도 미리 알고 있었을 것. 얄밉고 음흉한 중국의 면모(아이디 ‘dmax****’)” “중국은 북한을 감싸고 도는 자라 껍데기 노릇은 그만하라(아이디 ‘akih*****’)”는 비난 글이 쏟아졌다. “어떨 땐 뽀글이(김정일) 일가보다 중국 XX들이 더 밉다(네티즌 홍성면)”는 원색적인 글도 올라왔다.

 한국자유총연맹 회원 1000여 명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중국이 연평도를 포격한 북한의 후견인 노릇을 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에 북한 편들기 중단을 촉구했다. 자유총연맹은 성명을 내고 “중국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국제 공조에 노력하고 북한의 만행을 강력히 응징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 중국이 북한의 만행을 계속 방관한다면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6자회담 나서야” 찬성 여론도=그러나 다른 한쪽에선 “냉정하게 따져 지금 6자회담에 나서는 게 맞다”는 의견도 나왔다. “초기 대응이 끝난 지금부터는 지속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 중국을 최대한 이용해 북한이 다시는 도발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네티즌 윤태희)”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heenews)에 “전쟁이냐 평화냐. 지금 우리는 기로에 있다. 평화로 가는 길은 대화뿐이다. 남북, 북미 대화와 6자회담을 재개해 평화협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올렸다. 일부 이용자는 이 대표의 글을 ‘리트윗(퍼나르기)’하기도 했다.

송지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