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유럽·한반도 겹악재 … 세계 금융시장 초긴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7면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가 27일 37개 대기업·금융회사 대표와 회의를 마친 뒤 몽클로아궁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마드리드 AFP=연합뉴스]

세계 금융시장이 잔뜩 긴장한 채 한반도와 이베리아반도를 주시하고 있다. 아일랜드에서 불붙은 재정위기가 포르투갈과 스페인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커지던 상황에서 북한 리스크가 불거진 탓이다.

 26일 코스피지수와 원화 값이 급락한 데 이어 유럽과 미국 증시도 움츠러들었다. 이날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85% 하락했고, 영국(-0.61%), 독일(-0.45%), 프랑스(-0.84%) 등 주요 유럽 증시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통화·재정·정치의 세 도깨비가 미국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란 호재를 압도하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돈은 달러와 미국·독일 등 주요국 채권 등 ‘안전지대’로 대피하고 있다. 지난주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달러 인덱스)는 한 주 동안 2.4% 올랐다. 달러 인덱스는 최근 3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유럽 재정위기 확산 우려의 직격탄을 맞은 유로화는 같은 기간 달러에 대해 3.2% 하락했고, 엔화에 대해서도 2.5% 떨어졌다. 아일랜드은행(-45%), 스페인 산탄데르은행(-12%), BNP파리바(-8.5%) 등 금융주가 하락을 주도해 범유럽 지수(스톡스600)는 1.1% 하락하며 9월 이래 최대 주간 하락 폭을 기록했다. 존 플라자드 루이스캐피털마켓 유럽 주식부문 대표는 “아일랜드에 이어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받을 후보로 거론되고, 여기에 남북한 긴장까지 가세하며 시장이 부진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증시에선 이에 더해 중국의 긴축 움직임도 시장을 압박하는 ‘악재’로 보고 있다. 연말 강세장을 의미하는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삼성증권 유재성 리서치센터장은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악재들의 파급 효과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지수가 연내 2000선을 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