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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운행과 운항, 운반과 운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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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위그선. 일명 ‘날아다니는 배’로 불리는 차세대 교통수단이다. 수면 3~5m 높이에서 뜬 상태로 달리는 까닭에 선박이냐 비행기냐는 논란도 있었지만 선박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면 이 위그선은 운행하는 걸까, 운항하는 걸까?

 “전남 오동도 해상에서 위그선의 시험 운행을 하고 있다”처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시험 운항’으로 바루어야 한다.

 배나 비행기가 항로를 따라다니는 것을 이르는 말은 ‘운항(運航)’이다. ‘운행(運行)’은 정해진 길을 따라 차량 등을 운전해 다니는 것을 가리킨다. 운행은 도로나 선로(線路)를 달리는 모든 차량에 쓸 수 있는 반면 운항은 항로를 갖는 배·항공기·우주선 등에만 사용한다. “짙은 안개로 여객기와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버스와 지하철은 연장 운행하고, 열차는 증편 운행하기로 했다”와 같이 써야 한다.

 이러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사람 또는 화물을 실어 나를 때 ‘운반’이나 ‘운송’이란 말을 자주 사용한다. 두 단어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모두 물건을 옮긴다는 뜻이지만 ‘운반(運搬)’에 비해 ‘운송(運送)’하는 화물의 부피가 더 크고 양이 많다. 사람을 태워 보내는 것을 이를 때는 ‘운반’이란 말을 쓸 수 없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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