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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세대' 팝스타들 새음반 잇단 히트

중앙일보

입력

할아버지·아버지·자식들로 이어지는 '3대'팝스타들이 세대를 불문하고 잇달아 새음반을 쏟아내 세기말 팝계를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60년대를 장식한 '할아버지'로커들과 70∼80년대 글램록·펑크·뉴웨이브를 주도한 '아버지'세대 가수들,그리고 현 90년대에 맹활약 중인 '손자'세대 팝스타들이 약속이나 한듯 고품질의 새음반을 발표하고있는 것.

10대 댄스가요와 발라드밖에 존재하지않는 빈약한 국내 가요계와 너무나 대조된다.특히 60년대 가수중 활동하는 이로는 '데뷔40년'을 이슈로 기념공연에 나선 패티김·이미자 정도인 환경에서 부럽기 그지 없는 세대공존이다.

팝음반 직배사 유니버살 김상범 차장은"미국·유럽에선 60∼70년대산 노장가수라도 품질 좋은 음반을 내면 20만장쯤은 금방 팔려 빌보드 앨범차트 톱에 오른다.이들의 새로운 음악에 지속적으로 관심갖는 성인팬 층이 두껍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미국 언론들은 표현대로라면 '팝사상 최대의 수확기)'.

▶할아버지 세대:톰 존스·폴 매카트니·조 카커·크로스비 스틸스 내시 앤드 영등이 잇달아 음반을 냈다.이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톰 존스.'그린 그래스 오브 홈',조영남도 불렀던 '딜라일라'등으로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60년대 스탠다드 팝스타다.그의 터질듯한 열창과 성적매력 넘치는 무대매너를 동경해온 후배 가수들이 존스에 대한 경배(敬拜)
차원에서 그와 10여곡을 함께 불러 음반을 냈다.

'리로드(재장전)
'란 제목처럼 이 음반은 육순 노장 존스의 재출발을 알리는 신선한 사운드로 메워져있다.명그룹 프리텐더스·스웨덴밴드 카디건스·'제2의 조지 마이클'영국가수 로비 윌리엄스 등 빅스타들이 존스와 함께 엘비스 프레슬리·레이 찰스부터 레니 크래비츠·포티셰드등 요즘 가수들 작품까지 다양한 노래를 불렀다.

폴 매카트니 역시 57세 나이가 무색하게 힘차고 거침없는 로큰롤로 2년만의 새음반'런 데블 런'을 채워낸다.'블루 진 팝''올 슉 업'등 로큰롤의 고전 12곡을 리메이크했고 3곡의 신곡을 곁들였다.리틀 리차드·제리 리 루이스식의 폭발적 창법을 구사하는 매카트니의 목소리를 즐길 수 있다.반주 기타를 핑크 플로이드의 데이비드 길모어가 연주해 이채롭다.

크로스비·스틸스·내시 앤드 영은 60년대말 서정적 선율과 독특한 화음으로 사랑받은 4인조.70년대초 닐 영의 탈퇴로 크로스비·스틸스 앤드 내시로 활동하다가 최근 영의 재가입으로 25년만에 4인조로 새음반을 내게됐다.'루킹 포워드(앞을 보며)
'란 제목으로 26일 발매될 새음반에서 그들은 전성기에 뒤지지않는 싱그러운 화음을 들려준다.

▶아버지 세대:이기 팝·데이비드 보위·스팅 등이 잇달아 음반을 내거나 냈다.이미 국내에 음반이 나온 보위·스팅은 각각 '복고풍 음악으로의 세련된 회귀'(보위)
와 '과감한 월드뮤직 도입'(스팅)
이란 호평을 받고있다.

웃통을 벗어던진 도발적 무대매너와 원시적 충동이 넘치는 사운드로 70년대 글램록과 펑크에 큰 영향을 미친 이기 팝(최근 국내 개봉된 영화'벨벳 골드마인'에서 그 모습이 나온다)
도 지난달말 '아베뉴 B'란 타이틀의,감성 풍부한 음반을 냈다.그는 원숙한 목소리로 가수생활 중 겪은 역경,나이를 먹는데 대한 느낌,주변과의 관계 등 개인적 소재의 노래들을 들려준다.

▶주니어 세대:크와 힙합을 섞은 독특한 음악세계로 '팝계의 타란티노'로 불리는 벡이 2년만에 새 음반을 낸다.'한밤의 독수리들'이란 제목의 이 음반 주제는 '섹스'."난 너를 정말 뜨겁게해 주겠어"같은 외설적 가사에다 역시 외설적 느낌 가득한 환각적 사운드로 화제를 뿌리고 있다.흥행을 노려만든 저급상품일지,아니면 타란티노 영화처럼 의표를 뒤집는 문제작이 될지 팝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에도 팬이 많은 90년대 하드코어 대표주자 밴드'콘'과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도 잇달아 음반을 낸다.우선 콘은 육중하고 기타의 흥이 강했던 초기시절 음악으로 돌아간 새음반을 낼 예정(11월16일 발매)
.또 인천 록페스티벌에 참가하려 내한했다가 폭우때문에 되돌아가 아쉬움을 샀던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은 기타와 보컬이 주도했던 과거 음악과 달리 베이스와 드럼의 비중을 높여 좀더 입체적인 음반을 낼 계획이다.

강찬호 기자
<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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