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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아직 누런데, 스키장은 벌써 백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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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강원도권 스키장은 스노보더들로 붐볐다. 시즌 초반에는 포근한 날씨 속에서 한적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지난해 전국 스키리조트의 총 리프트 발권 수는 약 660만(연인원) 장이다. 이는 2~3년 전과 비교해 거의 변화가 없는 수치다. 최근 몇 년 동안 스키·스노보드 저변이 정체돼 있다는 말이다. 그동안 스키장이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전국 스키장들의 고객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스키·보드 매니어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찬찬히 뜯어보고 더 대접받을 수 있는 스키장을 찾아갈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그러나 가만히 있어도 다 대접받을 수 있는 건 어렵다. 스키장별 혜택은 무엇인지 꼼꼼히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찾아나서야 한다. 이른바 ‘스마트 스키어’다. 시즌권·리프트권 최대 할인율 등을 꼼꼼히 따지는 것은 물론 설질이 가장 좋은 시간대까지 파악해 슬로프에 나서는 이들이다. 대명리조트 홍보팀 황영훈(30)씨는 “갈수록 이런 사람들이 늘어가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보드동호회를 운영하는 정병욱(29)씨는 “영리한 스키어들이 가장 몰리는 때가 바로 시즌 개막 직후다. 이때는 스키장에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무료 리프트권 등 각종 할인이 많다”고 전한다. 또 한 가지, 시즌권을 구입할 계획이라면 기왕이면 커플권이 좋다. 커플임을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 남녀가 쌍으로 신청하기만 하면 3만~4만원가량 할인받는다. 스마트한 스키어라면 출발 전 슬로프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 슬로프 설질은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대부분의 스키장마다 슬로프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을 전하고 있다.

 지난 주말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와 평창 휘닉스파크에 직접 가보니, 실제로 슬로프마다 스키어·스노보더들로 북적였다. 성수기 못지않은 광경에 적이 놀랐다. 하이원은 지난주 금요일 개장했고, 휘닉스파크는 지난 10월 말 일찌감치 슬로프를 열었다. 대부분 보드동호회를 비롯한 매니어 계층이 전체 이용객의 80%에 달했다. 휘닉스파크 최정상 챔피언슬로프에서 만난 보드매니어 정희영(23)씨는 “할인 티켓에 렌털 비용도 저렴해 2주 연속 찾았다”고 말했다.

 경기도권 스키장 5곳이 이번 주말 개장할 예정이다. ‘스마트 스키어’라면 이때가 적기(適期)다. 개장일을 포함해 주말까지 무료로 리프트를 개방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에도 2~3주가량은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리프트가 운영된다. 

글=김영주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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