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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예술무대〉- 300회 장수비결

중앙일보

입력

라이브 음악프로의 대명사인 MBC 〈수요예술무대〉 가 3백회 고지를 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92년 가을 첫 방송이 나간 후 7년간 줄곧 프로그램을 맡아온 한봉근 PD. "가수 유재하와 절친한 친구였죠. 클래식 외에도 다양한 음악이 있다는 건 그를 통해 알았습니다. "

87년 세상을 떠난 가수 유재하와는 한양대 작곡과 선후배 사이다.
뿐만 아니라 유재하가 남긴 유일한 앨범인 '사랑하기 때문에' 의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그의 장례식을 치르고 돌아온 날이 공교롭게도 MBC 입사 최종 면접이었어요. " 한PD는 유재하가 소장했던 수천장의 음반을 소개하며 자신에게 미친 영향이 '예술무대' 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상업적인 댄스음악이 시청률 '보증수표' 로 작용하는 요즘 풍토에서 재즈.록.리듬 앤드 블루스.인디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일례로 밤 12시가 넘은 구석진 시간대에 편성됐으면서도 자리를 옮겨 다닌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처음엔 〈일요예술무대〉 로 출발했다가 '토요' '일요' '금요' 또다시 '일요' 를 거쳐 지금의 〈수요예술무대〉 가 된 것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시청률 부담에도 '라이브 무대' 를 고집한 게 고정 시청자를 확보한 이유다.

한때 김광민과 공동 진행을 맡았던 가수 노영심은 "이 프로의 방청객은 김광민씨의 '신도들' 같아 오히려 내가 소외되는 느낌" 이라고 말했을 정도. 그만큼 이 프로에는 매니어가 많다.

또 녹화장에선 일부러 카메라 리허설을 하지 않는다. 라이브 무대의 매력인 즉흥성을 살리기 위해서다. 실제 노래를 부르는 동안에도 카메라는 가수만 쫓아다니지 않는다. 피아노와 드럼, 기타와 베이스 등 음악을 구성하는 어느 한 요소도 '소외' 시키는 법이 없다.

이외에도 7년째 진행을 맡고 있는 재즈 피아니스트 김광민과 2년 전에 가세한 가수 이현우의 어눌하면서도 전문적인 진행, 이은미.박정현.소냐 등 실력 있는 가수들의 출연도 이 프로가 '쇼무대' 가 아닌 '예술무대' 로 남게하는 이유다.

6일 방영하는 3백회 특집(밤11시50분)에선 이소라.윤종신 등이 초대손님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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