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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과 정성훈의 뜨거운 신인왕 대결.

중앙일보

입력

두산 베어스의 새내기 포수 홍성흔과 해태 타이거스의 고졸 신인 정성훈의 신인왕 대결이 뜨겁다.

‘92년 염종석(롯데 자이언츠)-정민철(한화 이글스), ’93년 양준혁(당시 삼성 라이언즈)-이종범(당시 해태 타이거스), ’94년 유지현-김재현-서용빈 (LG 트윈스) 등의 걸출한 스타들의 각축에 비하면 다소 초라한 성적이지만 열기만은 뒤지지 않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올해 경희대를 졸업하고 1차지명으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홍성흔은 타격에 자질이 보일뿐 포수수비에서는 조금 떨어진다는 판단으로 당초 진갑용(삼성 라이언즈)과 김태형에 가려 주전이 되긴 부족하다고 생각되었었다.

그러나 진갑용의 극심한 슬럼프와 김태형의 고질적인 부상으로 인해 주어진 기회를 신인으로서의 패기와 항상 최선을 다하는 경기자세로 적극 활용하여 팀 공헌도를 높였고 팬들에게도 강하게 어필하여 이른바 ‘오빠부대’를 동원하는 두산 베어스 최고스타로 자리매김 하였다.
이런 기세를 몰아 9월 시드니 올림픽 아시아 예선 겸 아시아 야구선수권 대회에서 포수로 선발되어 한국이 우승하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10월 1일 현재 홍성흔은 신인 포수라는 부담스러운 포지션에도 불구하고107경기에 출장하여 339타수 89안타 (타율 0.263) 15홈런 61타점의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3할의 맹타를 보이다가 혼자 맡다시피한 포수수비에 따른 체력저하와 상대팀 투수들의 견제로 인해 후반에 들어 저조한 타율을 보여주었으나 최근 들어 신인왕 경쟁에서 뒤질 수 없다는 오기가 발동하여 다시 상승세를 보여주며 강력한 신인왕후보로 올랐다.

’97년 광주일고 시절 최희섭(고려대-시카고 컵스) – 송원국(두산 베어스) – 이현곤(연세대)과 함께 고교 최강의 내야진을 구성했던 정성훈은 ’99년 해태 타이거즈 고졸 우선지명으로 입단하여 홍현우의 2루 복귀, 김종국의 부상, 이호준의 내야수 적응실패로 인해 3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주전자리를 굳혔다.

깔끔한 포구동작에 이은 정확하고도 강한 1루 송구를 자랑하는 정성훈은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10월 1일 현재 101경기에 출장하여 335타수 99안타 (타율 0.296) 6홈런 36타점의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정성훈 역시 시즌 중반까지 3할을 넘는 타격을 보여줘 타이거스 타선을 이끌었으나 역시 처음으로 맞은 페난트레이스라는 대장정에 체력이 떨어져 주춤거리고 있다. 수비에서 간혹 어이없는 실책을 하는 경우도 있으나 고졸 신인임을 감안한다면 성장하는 과정이라 봐서 별 무리가 없다.

타격면에서 본다면 힘에서는 홍성흔이, 정확성에서는 정성훈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인기가 많고 팀이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어 홍성흔이 다소 유리하지만 흔히 좋은 타자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3할의 타율에 근접한 정성훈도 큰소리 칠 만하다. 홍성흔과 정성훈 중 누가 신인왕의 영예를 수상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다.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하고 싶은 부탁은 수상 여부에 관계없이 신인다운 패기와 열정을 유니폼을 반납하는 그날까지 잃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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