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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종가 문화, 세계와 소통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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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한옥의 중요한 원리는 공기 흐름이다. 본채는 남향이고 태양으로 따뜻해진다. 뒤안은 북향이고 지붕은 그늘을 만든다. 또 문은 접어 지붕 아래 걸어 개방할 수 있다. 남쪽과 북쪽은 온도 차가 생겨 산들바람을 만들어낸다. 한여름에도 한옥이 쾌적한 것은 이 때문이다. 한국인이 잊고 있는 원리다.”(베르너 삿세 한양대 석좌교수)

 “최초의 족보인 1476년 안동권씨세보는 지금과 달랐다. 적장자 우선의 종법에 얽매이지 않는 사회였다. 아들과 딸은 아들이 먼저 오르고 딸이 뒤에 오르는 게 아니라 출생 순서에 따라 등재됐다.”(마크 피터슨 미국 브리검영대 교수)

 경북의 종가(宗家) 문화가 세계와 소통 길을 열었다. 경북도는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주관으로 ‘2010 종가포럼’을 개최했다. 종가 문화가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문화 브랜드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행사장에는 네팔·멕시코 대사와 프랑스문화원장, 전국의 종손·종부, 유림단체 박약회 등 1500여 명이 찾았다.

 한국학을 전공하는 베르너 삿세는 ‘한국인이 모르는 한국문화의 아름다움’이라는 기조강연을 했고 마크 피터슨은 ‘벽안의 눈으로 본 한국의 종법’이라는 주제로 종가 문화를 분석했다. 또 서울대 김광억(인류학) 교수는 ‘종가 문화의 세계화’ 가능성을 타진했고 서울대 백명진(미술) 교수는 자신이 디자인한 경북지역 종가의 문장과 인장을 발표했다.

학술행사에 이어 종가음식 전시와 시식 행사도 이어졌다. 12개 종가가 음식을 선보였다. 고조리서『수운잡방』이 전하는 광산김씨 설월당종택은 삼색어아탕·육면 등 기록으로 남은 음식을 재현했다. 학봉 김성일 종택과 경당 장흥효 종택, 서애 류성룡 종택은 음식을 높이 쌓는 고임상을 선보였고, 광산김씨 후조당, 진성이씨 노송정, 진성이씨 수졸당, 진주하씨 단계 종택은 종가에 전해 오는 내림음식을 내 놓았다. 대부분 안동지역 종가들이다. 안동은 경북도 문화재로 등록된 종가 120개소 중 49개소(41%)를 차지한다.

 경북도는 지난해부터 유서깊은 종가 문화를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브랜드로 육성하고 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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