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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옮기면 나도 국가대표"

중앙일보

입력

18홀 130타. 머리 올리는 초보 골퍼의 얘기가 아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골프 국가대표 선수의 성적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17일 남자 골프 단체전 1라운드의 꼴찌인 아프카니스탄의 파젤 알리 아마드(19) 선수. 이 선수는 18홀 동안 58오버 130타를 기록했다. 이 정도면 골프를 막 시작하는 신참내기 수준보다 못한 성적이다. 파젤은 “코스가 어려웠다. 공이 너무 빠르게 굴러 정확성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16일 일본과 몽골의 A조 예선 마지막 경기도 야구 아마추어들의 시선을 끌었다. 일본에게 24:0, 5회 콜드게임패를 당한 몽골 투수의 구속은 66km 정도, 한국 초등학생 수준도 안된다. 수비수의 '알까기'는 기본이고 평범한 내야 플라이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몽골 야구팀의 속내를 살펴보면, 마냥 웃지만은 못한다. 야구 엔트리는 총 24명. 그러나 몽골은 비용 문제로 인해 12명만 참가했다. 장비도 보잘것 없다. 나무방망이 하나만을 가지고 아시안게임에 참여했었다. 아시아야구연맹(BFA)이 한국 등 주요 팀에서 방망이 세 개씩을 긴급 각출해 지원하기도 했다.

아프카니스탄 역시 카볼 부근에 유일한 9홀의 골프장이 있지만, 자갈투성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카니스탄 골프 국가대표 사라와리는 “광저우 골프장에 잔디가 빼곡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국적을 옮기면 나도 국가대표가 되겠다", "선수들이 불쌍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앙일보 디지털뉴스룸=김정록 기자 ilr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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