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여기는 광저우] 텃세는 무슨, 확실히 이기면 되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0면

양현종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17일 광저우 아오티 구장에서 가벼운 훈련을 했다. 웃고 떠들며 몸을 풀었지만 준결승 상대가 홈팀 중국이라는 점이 내심 마음에 걸리는 모습이었다. 예선 3연승으로 B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은 18일 오후 1시(한국시간) A조 2위 중국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전력에서는 한국이 분명 앞서지만 중국의 홈 어드밴티지가 어떻게 작용할지 신경을 쓰고 있다. 또 중국 야구가 최근 급성장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판정 텃세 조심=하일성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중국전 선발로 나서는 양현종(22·KIA)이 1회 스트라이크존 적응을 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처음 공 15개 정도를 던지는 동안에는 심판 판정을 의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주심이 스트라이크 존에 꽉 차는 공 두세 개를 볼로 판정하면 투수는 같은 코스로 공을 던지기 어렵다. 또 심리적으로 흔들리면서 제풀에 무너지기 쉽다. 윤석민(24·KIA)도 “중국전에서는 정말 천하태평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스트라이크가 볼 판정을 받아도 자기 리듬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준결승전 주심은 일본이나 대만 심판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오후 7시 준결승에서 맞붙는 일본과 대만이 가장 경계하는 상대는 바로 한국이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판정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상대를 확실하게 누르는 수밖에 없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중국 기량 급성장=중국에 대한 정보 부족도 변수다. 대표팀은 결승전 상대로 유력한 대만과 일본 위주로 전력분석을 해왔다. 15일 A조 예선 중국-일본전(3-0 일본 승)을 코칭스태프가 관전한 게 전부다. 선수들이 “중국 야구 어때요?”라고 취재진에게 물을 정도다.

 조범현(KIA) 대표팀 감독은 “중국의 성장세가 놀랍다. 기본기가 탄탄해졌다”며 경계했다. 중국은 라이벌 대만을 꺾기 위해 수년 전부터 야구 대표팀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만을 연파하는 성과를 올렸다.

 한국 야구는 프로 선수들이 참가한 대회에서 중국에 진 적이 없다. 아시안게임에서 네 번 만나 모두 이겼고, 두 차례 WBC에서도 대승했다. 그러나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연장 11회 승부치기 접전 끝에 1-0으로 어렵게 이긴 경험도 있다. 추신수(클리블랜드)는 “중국에 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결코 방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광저우=김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