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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적재장치, 탑차 …‘트럭 성형’ 한 달 100대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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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경기도 화성시의 현대휴먼텍 공장에서 이 회사 김명수 사장(위)과 직원들이 개조한 트럭의 짐 싣는 공간에 올라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화성=김선하 기자]

화물차 운전자는 고달프다. 적재 공간에 짐을 싣기 위해 낑낑대야 하고, 운행 중 도로 위에 짐이 떨어져 낭패를 당하기도 한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 주는 곳이 화물차 개조업체다. 경기도 화성시의 현대휴먼텍이 대표적 업체 중 하나다.

 12일 이 회사 공장에 들어서자 ‘파지짓’ 소리와 함께 용접기에서 푸른색 불꽃이 튀어올랐다. 한쪽에선 철판을 자르는 소리가 요란했다. 이 회사는 트럭에 무거운 짐을 자동으로 싣고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인 ‘리프트 게이트’를 주로 만든다. 화물차 적재공간에 지붕과 벽을 붙여 ‘탑차’로 개조해주기도 한다. 원할 경우 트럭 적재공간의 벽이 위로 열리는 ‘윙보디’ 차량으로도 바꿔준다. 한 달에 개조하는 차량은 100~120대 정도다. 현대자동차와 계약해 출고 전의 새 차를 개조하는 경우도 있고, 일반 고객이 주문하면 새 차, 중고차 가리지 않고 개조해준다.

트럭 적재공간에 짐을 자동으로 싣고 내릴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인 ‘리프트 게이트’의 구동 부분.

 리프트 게이트는 트럭 적재공간 뒷부분에 붙인다. 별도의 구동 모터를 달아 단추만 누르면 짐을 싣는 패널이 땅바닥까지 내려오도록 하는 장비다. 작동은 유압식으로 이뤄진다. 배터리는 차량에 장착돼 있는 것을 쓴다. 장비의 기둥 부분은 보통 쇠로 만든다. 짐을 싣는 바닥 부분은 철재를 쓰기도 하고, 알루미늄을 사용하기도 한다. 알루미늄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무거운 철재를 많이 사용하면 차의 연비가 나빠지기 때문이다. 김명수(54) 사장은 “우리 제품은 알루미늄 패널도 한번에 800㎏의 짐을 들어올릴 수 있다”고 자랑했다.

 화물차를 탑차로 개조하면 안전 운송에 도움이 된다. 적재공간에 벽·지붕이 있어 도로에 짐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화물이 눈·비에 젖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이 회사 이승훈(49) 총무부장은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의 화물을 탑차로 운송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적재공간에 산더미처럼 짐을 실은 뒤 줄로 묶고 불안하게 운행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탑차 개조를 할 때는 철제 패널을 잘라 컨테이너 박스와 비슷한 모양으로 트럭의 적재공간에 붙인다. 이때 박스의 각도가 틀어지지 않도록 하고, 용접 부위에 물이 새지 않게 하는 게 주요 기술이다. 특수차량 업계 경력 30년의 김 사장은 “3~5년은 일해야 ‘기술자’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탑차 개조와 리프트 게이트 장착을 함께 하는 경우도 많다. 그는 “이렇게 개조한 국내 가전제품 운송차의 상당수가 우리 회사 제품”이라고 말했다. 탑차에 냉장·냉동기를 달면 각각 신선·냉동 식품 등을 운송하기 위한 냉장·냉동 탑차가 된다.

 윙보디는 탑차와 달리 알루미늄 소재를 많이 쓴다. 적재함의 지붕·벽이 곡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구부리기 쉬운 알루미늄이 적합하다. 음료 운송용 차량이나 무대를 설치한 홍보용 차량 등으로 많이 쓰인다.

 ◆개조 비용은=1t 트럭에 파워 게이트를 장착할 경우 약 250만원 정도가 든다. 2.5t은 350만원, 5t은 380만원 정도를 생각해야 한다. 탑차의 경우 1t 300만원, 2.5t 350만원, 5t 45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 냉동 탑차는 개조 비용이 확 올라간다. 차량용 냉동기 가격만 따져도 600만~1200만원이 든다. 여기다 적재함에 얹는 박스도 일반 소재가 아닌 우레탄폼이 들어간 소재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2.5t 기준으로 800만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 윙보디 차량은 보통 5t 이상 트럭을 개조해 만든다. 5t은 1200만원 선, 25t은 1800만~1900만원 선이다.

화성=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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