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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민사고·상산고 합격생을 만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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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관고와 전주 상산고가 합격자를 발표했다. 전국의 특목·자율고로 자기주도학습전형이 확대되면서 이 제도를 먼저 시행한 두 학교 합격생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전형을 통과한 두 명의 합격생들을 만나 대비법을 들어봤다.

민사고 합격 송은지양

내신성적 : 98점(100점 만점·민사고 내신성적 산출기준)
체험 및 봉사활동 : 한톨나눔축제 3년간 참여, 길음동 안나 평화의 집(독거노인 복지시설)에서 격주 1회씩 봉사
독서 기록 : 『큰발 중국아가씨』 렌세이 나미오카 저, 『외교, 외교관』 최병구 저
꿈 : 외교관 그 외 활동 경력 민사고 국어 경시대회 은상, 민사고 수학 경시대회 상급, 민사고 우리말 토론대회 참여

 “민사고 국어·수학 경시대회 준비에 시간을 많이 투자했어요. 자기주도학습전형이 확정되고 부터는 토플점수와 같은 스펙 쌓기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돼 마음이 편했죠. 진로를 일찍 정해서 그와 관련된 독서에도 집중했습니다.”

 송은지(서울 삼각산중 3)양은 민사고 합격의 비결을 독서에서 찾았다. 독서를 워낙 좋아해 매일 2시간 정도는 책을 읽었다. 학교 도서관에 있는 영어 책을 모두 다 읽어 학교에서 송양을 위해 책을 새로 구입할 정도였다. 특히 자기주도학습전형 중 독서 기록이 중요한 전형요소로 떠오르면서 송양에겐 더없이 유리한 기회가 찾아왔다. 송양은 입학사정관들에게 자신의 독서 습관을 가장 크게 내세웠다.

 그는 “한번 관심이 가는 분야가 생기면 의문이 풀릴 때까지 관련 도서를 찾아 읽었다”며 “정치와 관련된 책뿐 아니라 환경·과학·인문 같은 분야도 가리지 않고 많이 읽었다”고 말했다. 내신성적도 독서를 통해 올렸다. 국어·사회 등 인문학 분야는 교과 내용과 관련된 책이나 백과사전을 찾아 읽었다. 심지어 시험준비도 교과서가 아닌 다른 책을 읽고 내용을 요약해 자신만의 요점정리 수첩을 만든 다음, 이를 다시 한번 훑어보는 것으로 끝냈다.

 iBT 116점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영어도 독서가 가장 큰 도움이 됐다. 송양은 유치원 때부터 영어책을 읽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3학년 9월부터 1년간 미국 학교를 다닌 덕도 봤다. “미국 학교의 토론식 수업이 너무 좋았어요. 강의·토론·결과 발표로 이뤄지는 민사고의 3단계 수업방식이 책 읽고 정리하기 좋아하는 저에게 딱 맞다고 생각했어요.” 듣기영역을 위해서 영어 다큐멘터리 채널과 오디오북을 틈나는 대로 보고 들었다.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수학은 학원의 도움을 받았다.

상산고 합격 최우석군

내신성적 : 227.79점(230점 만점·상산고 내신성적 산출기준)
체험 및 봉사활동 : 기안 아동복지센터 봉사(수학 일일교사), 장애인 교육체험활동
독서 기록 : 『양자세계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케네스 포드 저,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 김현근 저
꿈 : 양자역학 연구원 그 외 활동 경력 교내 수학 영재학급 1학기 수료, 학생회 임원(3학년 1학기)

 최우석(화성 석우중 3)군은 자신의 꿈에 맞춘 일관된 노력을 강조했다. 상산고의 자기주도학습전형방식이 7월에 확정되면서 다소 혼란이 있긴 했지만, 목표를 일찍 정하고 관련된 독서나 자료조사를 꾸준히 해온 최군에겐 오히려 유리했다.

 최군은 “면접관들이 생활기록부 독서기록과 봉사활동, 꿈을 가진 계기에 대해 물었다”며 “내 꿈과 관련해 그 활동기록들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최군은 중학교 2학년 때 좋아하던 과학 잡지를 읽다가 양자역학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 당시까지 의사를 꿈꿨던 그는 이를 계기로 양자역학 연구원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그는 “질병을 일으키는 보다 근본 원인이 원자들의 활동과 연관돼 있고, 이를 연구하는 분야가 양자역학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양자역학을 응용한 컴퓨터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수학을 좋아하는 최군은 ‘집요함’을 자신의 장점으로 꼽았다. 선행학습보다는 심화학습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새로운 공식이나 개념이 나오면 이해될 때까지 몇 시간이고 고민과 문제풀이를 반복한다. 주로 인터넷 수학 심화학습 홈페이지에서 문제를 내려받아 푼다. 영어도 마찬가지. 듣기 훈련을 위해 팝송을 즐겨 듣는데, 한 곡의 내용을 모두 이해하고 외울 때까지 반복해 듣는다. 매일 밤 자기 전에 보는 영어드라마도 학습 겸 스트레스 해소에 좋단다. 독해 문제집의 지문을 매일 2개씩 읽고 과학관련 영자 신문 기사도 1주일에 5개 정도 읽었다.

 학원은 목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다녔다. 그러나 주로 자습실에서 혼자 공부하다 모르는 것만 강사들에게 물어보는 식으로 활용했다.

[사진설명] 민사고와 상산고 자기주도학습전형을 통과한 송은지양과 최우석군. 그들은 입학사정관에게 독서와 꿈을 향한 일관된 노력을 강조했다.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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