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총리, 영토 갈등 중·러 정상 극적으로 만났지만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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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가 14일 APEC 정상회의 선언문을 발표한 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앞을 지나고 있다. [요코하마 로이터=뉴시스]

‘변화와 행동’을 주제로 13~14일 일본 요코하마(橫濱)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서는 영토 분쟁으로 갈등을 빚고있는 중·일, 러·일 정상 간의 회담이 성사돼 눈길을 끌었다.

 극적으로 성사된 중·일 회담=당초 중국 정부는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놓고 긴장이 고조됐던 일본과의 정상회담에 부정적이었으나 13일 오후 전격적으로 양국 정상 간 회담이 이뤄졌다. 14일 기자회견에서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센카쿠열도는 우리나라(일본) 고유의 영토이며 이 지역에 영토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기본입장을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간 총리는 또 “후 주석과는 전략적 호혜관계를 새롭게 추진해 나가기로 확인했다”며 “기본적으로는 (간 총리가) 취임한 지난 6월로 (일·중 관계를) 되돌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사히(朝日)신문은 14일 “양국 정상 간 회담이 22분에 그친 데다 영토 문제를 둘러싼 의견차가 커 관계 개선의 앞길이 보이지 않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일·중 회담이 열린 13일 APEC 정상회의 장소인 요코하마에서 일본 시민 3000여 명이 거리를 점거한 채 중국 규탄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성과 없는 러·일 회담=간 총리는 또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도 13일 밤 정상회담을 하고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에 대한 일본 입장을 전달했다. 간 총리는 43분간의 회담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쿠릴열도의 하나인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를 방문한 데 대해“일본 국민의 감정상 수용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이에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어느 지역을 방문하는가는 내가 결정한다. 감정적 행동으로는 사태를 개선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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