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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생긴 대상포진, 시력장애 부를 수도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92호 18면

최근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대상포진에 걸려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는 기사들이 보인다.

원장원의 알기 쉬운 의학 이야기

대상포진(帶狀疱疹)은 발진이 띠를 두른 모양처럼 한 줄로 모여 나타나는 것을 말하며 수두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대상포진은 인구의 20%가 평생 한번은 걸릴 정도로 흔하다. 대상포진이 환절기에 더 자주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1년 내내 계절에 관계없이 발생한다. 어려서 수두에 걸리고 나면 그 바이러스가 신경 뿌리 쪽으로 숨어들어가 지내게 된다. 나이가 많이 들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각종 악성 종양이 발병하는 등 면역기능이 떨어지면 숨어있던 수두바이러스가 활성화하면서 신경분포를 따라 신경염을 유발하여 통증이 시작된다. 발진(물집)은 그 위쪽에 생기는데 가슴·복부·얼굴에 주로 많이 생기지만 팔다리나 머리에 발생하기도 한다. 대상포진의 가장 큰 특징은 한 개의 말초신경을 따라 발생하기 때문에 몸의 한쪽에만 나타나고 몸의 정중선을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상포진은 우선 몸의 한쪽에 이유 없이 통증(간혹 가려움증)이 먼저 생겨 다른 질환으로 오인받는 경우가 흔하다. 발생 위치에 따라 협심증·요로결석·담석증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흔하며 팔다리로 가는 신경에 생기면 추간판탈출증으로 오진하기도 한다.

피부에 발진이 생기기 4~5일 전부터 통증이 나타나는데 드물게는 수주 동안 통증만 있다가 발진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얼굴에 대상포진이 생기는 경우에는 적게는 50%, 많게는 90%에서 눈에 수두바이러스가 침입하며, 그 결과 각막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여 영구적인 시력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안과진료도 받아야 한다. 얼굴에 대상포진이 있을 때 발진이 코에도 생긴다면 눈에도 합병증이 왔을 가능성이 매우 커지므로 이 경우는 특히나 안과진료를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대상포진은 대개 통증과 피부발진이 4주 이내에 없어지지만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하는 경우(대상포진 후 신경통)가 문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나이가 많을수록 증가하는데 60세 미만에서는 5% 미만에서만 발생하지만 80세 이상에서는 30% 이상에서 발생한다. 또한 초기 통증이 심하거나 발진이 심한 경우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남는 경우가 더 높다.

그런데 항바이러스제를 발진이 생긴 지 3일 이내에 투여하기 시작하면 발진을 앓는 기간을 줄일 뿐 아니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란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물론 항바이러스제를 3일 이내에 사용한다고 모든 환자에서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예방하는 것은 아니다.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 외국에서는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60세 이후 노인에게 추천하고 있다. 60세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대상포진 백신이 대상포진에 의해 발생하는 통증을 61% 정도 낮추었으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도 66% 정도 감소시켰다는 보고가 있으나 국내에는 아직 대상포진 백신이 시판되어 있지 않다.

배우 천정명씨가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 촬영 당시 스트레스 때문에 대상포진에 걸렸었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상대 여배우 문근영씨에게 전염시킨 것은 아닐까? 실제로 대상포진에 걸린 사람의 발진(물집)을 만지면 전염되지 않는지 궁금해하는 분이 많다. 우선 대상포진에 걸린 후 1, 2주 뒤 발진에 가피(딱지)가 생기면 더 이상 전염될 위험이 없지만 그 전에는 발진을 손으로 만지면 전염될 위험이 있다. 물론 과거에 수두를 앓았거나 수두백신을 맞은 사람은 그럴 위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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