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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의 내 맘대로 베스트 7] 꽃미남 투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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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3면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영화 ‘초능력자’를 보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는 강동원과 고수라는 ‘꽃스러운’ 배우들이 뿜어내는 황홀한 모습일 것이다. 의도했든 우연이든 꽃미남 캐스팅으로 여심을 흔드는 영화들. 장르 불문하고 투톱을 중심으로 그 화려한 계보도를 만난다.

김형석 영화 칼럼니스트 mycutebird@naver.com

7.‘동키호테’ 시리즈

아마도 ‘꽃남 투톱’의 원조는 1980년대 최고 청춘 스타였던 최재성과 박중훈의 ‘동키호테’ 시리즈가 아닐까 싶다. ‘아스팔트 위의 동키호테’와 ‘내 사랑 동키호테’. 단짝 친구인 동기(최재성)와 호태(박중훈)의 순수한 우정과 좌충우돌 젊음이 빛난다.

6.‘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럭셔리 과자점 사장 진혁(주지훈)과 ‘마성(魔性)’의 게이 파티셰 선우(김재욱), 전직 복서 견습생 기범(유아인)과 보디가드 수영(최지호), 그리고 선우의 옛 애인 장(앤디 질렛)까지…. 그들의 ‘샤방 포스’는 케이크보다 달콤했다. 투톱 영화가 아님에도 리스트에 넣을 수밖에 없었다.

5.‘쌍화점’

왕과 신화, 어릴 적부터 우정을 쌓은 친구, 한 여인을 공유하는 사이, 그리고 동성 연인. ‘쌍화점’의 주진모와 조인성은 마치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들처럼 격정에 휩싸여 운명의 굴레 속으로 뛰어든다. 강한 남성적 매력의 두 스타가 빚어내는 육체의 앙상블은 거부하기 힘든 마력이다.

4.‘일단 뛰어’와 ‘숙명’

송승헌과 권상우. 20대 시절에 만난 ‘일단 뛰어’에서 질주했던 청춘은, 30대에 다시 만난 ‘숙명’에서 피할 수 없는 숙명과 비정한 배신의 드라마를 만든다. 이들의 조합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면, 식스팩에 식스팩이 더해진 ‘트웰브 팩’의 매력. ‘몸짱’의 관점에서 본다면 한국영화 사상 베스트 짝패다.

3.‘태양은 없다’

90년대가 낳은 최고의 청춘 스타 정우성과 이정재는 김성수 감독의 주선으로 ‘태양은 없다’에서 드디어 만난다. 우직한 복서 도철(정우성)과 폼생폼사 청춘 홍기(이정재). 정반대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지만, 그들 사이엔 조금씩 우정이 싹튼다. 바닷가 슬로모션 장면은 두 남자의 압도적 스펙터클.

2.‘늑대의 유혹’

귀여니의 인터넷 소설에서 툭 튀어나온 것 같은 거친 남성미의 반해원(조한선)과 모성 본능 제대로 자극하는 정태성(강동원). ‘늑대의 유혹’은 노골적으로 꽃미남을 통해 10대 관객을 유인하는, 하지만 그 호객 행위가 밉지 않은 영화다. 우산에 가린 강동원의 얼굴이 슬로모션으로 서서히 드러날 때 극장 이곳저곳에서 폰카 플래시가 터지기도 했다.

1.‘태극기 휘날리며’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생사의 처절한 전쟁 드라마 ‘태극기 휘날리며’. 전장을 누비는 형제는 다름 아닌 장동건과 원빈이었다. 데뷔 이후 줄곧 한국을 대표하는 미모였던 그들이 한 영화에서 만났다는 것 자체가 화제. 내내 군복 차림에 멋있게 꾸미지도 않았지만, 두 배우는 강한 흡인력의 얼굴로 전쟁의 비극과 광기를 호소력 있게 표현한다. 아마도 이런 조합은 한국영화에서 당분간 나오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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