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공부의 신 프로젝트] ‘공신은 엄마가 만든다’ 특강 가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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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주최한 공신 특강에 참가한 학부모들이 강사에게 명상법을 들으며 따라 하고 있다. [황정옥 기자]

‘2010 공부의 신 프로젝트’에서 학부모를 위한 특강을 마련했다. ‘공신은 엄마가 만든다’를 주제로 입학사정관제 등 입시 정보와 자녀의 스트레스를 다스릴 수 있는 뇌교육 강의, 진학용 포트폴리오 작성에 활용할 만한 NIE 강연이 이어졌다. 특강이 진행된 숙명여고 대강당은 1000여 개의 좌석이 입추의 여지 없이 꽉 찼다. 학부모들의 그 뜨거운 열기를 현장에서 직접 느껴봤다.

박형수 기자
황정옥 기자

“장기적인 관점 가지고 아이 양육을”

1일 오전 9시. 강연 시작을 한 시간여나 앞둔 이른 시각부터 숙명여고 대강당으로 학부모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오전 7시에 집을 나섰다는 주부 박영숙(44·수원시 팔달구)씨는 “초등학교 6학년인 둘째 아이가 외교관이 되고 싶어 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줘야 할지 몰라 남편 식사도 챙겨주지 않고 나왔다”고 말했다.

첫 강연자로 나선 하영목 아주대 특임교수는 ‘눈앞의 점수 1, 2점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아이의 전 생애를 염두에 둔 장기적인 관점에서 양육하라”고 강조했다. 부모의 지나친 간섭과 속박이 아이의 자기 존중감과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 교수는 자신의 양육 경험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두 자녀에게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직업을 가질 수 있게 허락하고 대학에 진학한 뒤에도 소위 ‘스펙 쌓기’와 거리가 먼 자유로운 생활을 누리게 해줬다는 것. 그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며 자란 아이들은 획일화된 교육 시스템에 맞춰 복제품처럼 만들어진 아이들과 달리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연이 끝난 후 박경희(47·서울 마포구)씨는 “내 양육 태도와 아이의 상황을 되돌아볼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나는 좋은 부모입니다” 명상하다 눈물 흘려

두 번째 강연은 뇌 과학과 마음 안정법에 대한 내용이었다. 송이경 뇌활용운동본부 교육팀장은 “아이를 책상 앞에 앉혀 놓고 책을 보라고 하기 전에 아이의 뇌가 지식을 받아 들일 수 있는 상태인지 점검해보라”고 운을 뗐다. 잔병치레가 잦고 무기력한 아이들은 뇌가 제대로 움직이고 있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공부보다 뇌를 깨우는 게 먼저라고도 강조했다.

특강에 참석한 학부모들이 다같이 일어나 노래를 부르며 팔다리·단전 등을 자극하는 ‘마음 안정 기체조’를 따라 하기도 했다. 김정현(46·서울 목동)씨는 “단순한 동작인데도 머리가 맑아지고 눈이 시원해지는 게 느껴진다”며 “집에서 아이와 함께 기체조를 하면 친밀감도 높아지고 공부도 잘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송 강사는 뇌를 힘 있게 만드는 활동으로 ‘명상’을 꼽았다. 그는 “항상 나에 대해 긍정적이고 좋은 말을 해야 뇌가 내 삶을 그 방향으로 이끌게 된다”고 강조했다. 강의 막바지엔 송 강사의 지도에 따라 모든 참석자들이 눈을 감고 가슴에 손을 얹은 뒤 “나는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나는 좋은 부모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맨 앞자리에 앉아 있던 김성은(37·서울 반포구)씨는 “강사의 말을 따라 하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과연 내가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지 마음속에 갖고 있던 걱정과 부담이 다소나마 풀린 것 같다”며 웃었다.

사정관제·NIE 활용법 등 정보도 다양

김영민 명덕외고 입학관리팀장의 ‘입학사정관제와 NIE 포트폴리오’에 대한 강연은 학부모들에게 가장 열띤 호응을 얻었다. 입학사정관제도가 도입되면서 학교 현장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대학과 기업에서 원하는 우수 인재상이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입학사정관제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포트폴리오에 대한 궁금증도 해결할 수 있었다. 김 교사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서 우수한 포트폴리오의 여러 사례를 보여주며 “NIE는 포트폴리오를 돋보이게 해줄 수 있는 구성 요소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문 기사를 읽다 보면 ‘내가 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한 자신만의 해답을 얻을 수 있다”며 “이런 학생들은 어떤 논·구술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정에서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NIE 방법도 알려줬다. 하나의 신문 기사를 가족끼리 돌려 읽고 간단한 코멘트를 달아보거나 가족용 신문 일기를 써볼 것을 권했다.

박혜진(47·서울 종로구)씨는 “고교 입시를 앞둔 큰아이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며 만족해 했다. 일본인 주부 쓰즈키 가요(46·인천시 연수구)씨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 속에서 완벽하게 적응하는 법만 알려줄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엄마들의 생각을 유연하게 만들어 주는 내용이 많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공부의 신 프로젝트에서 알립니다

■선도멘토단 2차 선발합니다= 중앙일보가 진행하고 있는 2010 공부의 신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학생 멘토를 대상으로 ‘선도멘토단’을 선발합니다. 선도멘토단은 한국청소년리더십센터에서 제공하는 리더십과 코칭스킬 교육을 무료로 이수한 뒤 대학생 멘토 지원자들에게 멘토링 노하우를 전파하게 됩니다. 지난 4월부터 진행 중인 공부의 신 프로젝트 1기와 2기에 활동한 대학생 멘토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www.mentorkorea.co.kr)에서 소정의 양식을 내려받아 작성해 이달 26일까지 e-메일(mentorkorea@mentorkorea.co.kr)로 보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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