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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화순해군기지 관광 군항으로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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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해군이 제주 화순에 추진 중인 제주 해군기지가 민간인에게 상시 개방되는 관광지로 개발된다. 또 지역 주민들이 해군 기지 내 각종 편의시설을 군 관계자와 똑같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해군본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제주 해군기지 추진 계획'을 당정 협의를 거쳐 잠정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화순 해군기지 설치에 대해 인근 주민으로부터 부정적인 여론이 제기되는데 따라 해군이 마련한 대책안이다. 계획이 최종 확정될 경우 제주 해군 기지는 민간인에 상시 개방되는 첫 번째 군사시설이 된다. 추진 계획서에 따르면 화순항은 해상 공원이 된다. 퇴역 함정을 바다에 띄우고 부대 내 곳곳에 제주도의 대표꽃인 유채꽃과 참꽃 정원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매년 봄 '화순항 군항제'도 열어 진해 벚꽃놀이 군항제처럼 관광객을 집중 유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해군은 화순항을 기존 군 부대나 군항과 달리 설계하기로 했다. 기밀 시설은 민간인의 눈에 띄지 않도록 모두 지하에 건설하고 일반 사무 부서만 지상 건물에 설치할 계획이다. 해군 측은 지하 벙커에 지휘통제소나 무기관리 시설 등 보안을 요하는 시설을 넣어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근 주민에게도 군 부대 시설을 최대한 공개할 방침이다. 부대 내 도서관.놀이방.영화관.체육관 등의 복지시설을 주민들이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음식점과 이발소.세탁소.사진관.문구점 등 부대 내 각종 시설 운영권을 지역 주민에게 넘기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제주 해녀들의 잠수병 치료를 위해 50억원의 예산을 들여 부대 안에 잠수병 무료 진료 센터를 건립키로 했다.

해군 측은 "제주 해군기지는 관광섬 제주의 이미지에 맞게 다른 지역의 군부대와 달리 '군사시설+관광지'의 개념으로 설계할 예정"이라면서 "관광객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해군은 진해 등 기존 군항의 경우 대형 군함이 대해(大海)로 나가기 위해서 1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반해 제주 화순항은 출항하면 바로 진출할 수 있어 이지스함 등 대형 군함의 도입에 맞춰 필수적이라고 강조해 왔다. 해군은 2006년 환경.교통영향평가를 마친 뒤 부지를 매입하고 2008년 착공해 2014년까지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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