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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개발비 3800만원, 수입은 75만원 … ‘앱 대박’은 결코 쉽지 않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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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애플의 앱스토어를 통해 내려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은 28만6366건이다.

 전 세계 수많은 개발자가 나서 ‘앱 골드 러시’가 벌어지고 있다고 할 정도다. 하지만 성공한 개발자보다 본전도 건지지 못한 개발자가 수백 배 많다. 오히려 성공한 앱 개발자를 손에 꼽을 정도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컨설팅 전문가 토미 에이호넌이 최근 발표한 ‘아이폰 경제학’에 따르면 유료 앱 평균 수입은 682달러(약 75만원)인 반면에 앱 평균 개발비는 3만5000달러(약 3800만원)에 달한다. 에이호넌은 개발자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려면 51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200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앱 누적 다운로드 횟수는 50억 회에 달하고 이로 인한 누적 매출은 14억3000만 달러다. 앱스토어가 개발자에게 성공의 달콤함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좌절의 쓴맛을 안기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앵그리 버즈 앱스토어에서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사람은 핀란드 회사인 로비오 모바일의 세 젊은이다. 2003년 니클라스 헤드, 자르노 바켄바이넨, 킴 디케르트 등 헬싱키대 학생 3명은 노키아 후원으로 열린 모바일게임개발대회에 참여했다. 이들은 여기서 여러 사람이 실시간으로 함께 할 수 있는 게임 ‘양배추 세계의 왕’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를 계기로 이들은 모바일 게임회사를 만들었고 지난해 12월 아이폰용 게임인 앵그리 버즈(Angry birds)를 선보였다. 이 게임은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누적 다운로드 건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700만 개나 팔렸으며 무료 체험 버전도 1100만 개나 다운로드됐다. 애플과의 계약에 따라 앱 가격 99센트 가운데 30%는 애플이 가져간다.

 앵그리 버즈는 단순한 게임이다. 배고픈 돼지들이 새 알을 훔쳐가면 이에 분노한 새들이 이를 되찾아 오는 내용이다. 이 게임은 불과 4명이 6개월(다른 두 개의 작업을 하는 중이어서 실제 제작기간은 3개월) 동안 만들었다. 그런데도 큰 성공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친숙함이다. 게임이 쉬울 뿐만 아니라 화면도 만화로 처리했다.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효과음은 제작자가 모여 돼지나 새 소리를 내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이들은 게임을 내놓기 전 앱스토어와 인터넷상의 모든 게임을 분석했다. 그리고 앱스토어를 결전의 장소로 택했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앱스토어에서 성공하면 다른 곳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두들 점프 ‘두들 점프’라는 게임을 만든 푸센잭 형제도 ‘아이디어 하나만 있으면 1인 사장이 될 수 있다’는 성공신화를 만들었다. 지난해 99센트 가격으로 선보인 이 게임은 500만 회의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네 발 달린 생명체가 구름막대기를 발판 삼아 점프를 하면서 위로 올라가는 단순한 내용의 게임이다. 이고르 푸센잭, 마르코 푸센잭 형제는 거실에서 게임을 스케치한 지 1년 만에 이 게임을 앱스토어에 내놨다. 이고르 푸센잭은 미국 잡지 ‘패스트 컴퍼니 ’가 올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사람’ 14위에 오를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부부, 친구, 장인과 사위 등 다양한 사람이 팀을 이룬 소규모 게임 개발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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