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서울 G20 정상회의’와 관련해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국민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조문규 기자]
“오늘 이 문제(개헌)는 언론에서 크게 다루지 마시고, G20을 크게 다뤄주시기 바란다.”
이명박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관련 내외신 기자회견을 이런 말로 맺었다. 마지막 개헌 관련 질문에 답한 뒤 “(언론을) 존중하는 입장에서 답변을 했습니다만, 오늘 주제와 다른 것 같다”면서다. 이 대통령은 55분간의 회견 내내 G20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경주 G20 재무장관회의 때처럼 ‘합의를 못 하면 정상들 비행기를 안 띄우겠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정상들은 전부 자기 비행기를 타고 오기 때문에 막기 힘들다”고 해 회견 참석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다음은 분야별 문답.
# 환율전쟁, 개발의제
-정상회의에서 환율전쟁의 구체적 조율이 가능한가.
“(재무장관회의의 중재안 도출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이것을 좀 더 구체화하는 작업도 있을 것이다.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도 논의될 걸로 본다. 먼저 (재무장관) 합의에 참여해준 중국에 고맙게 생각한다. 정상회의에서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긍정적인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개발의제에는 어떤 것이 있나.
“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발도상국의) 그 성장 잠재력을 키우고 경제의 자생력을 만들어주자는 데 있다. 이번에 실질적인 효과를 주는 100대 행동계획을 수립해 합의에 이를 것이다.”
-북한도 G20 개발의제의 수혜국이 될 수 있나.
“북한도 해당될 수 있다. 실질적으로 빈국의 하나라고 할 수 있고, 북한 체제가 이러한 국제사회에 참여하면 (G20의) 협조를 받을 수 있다. 전적으로 북한 당국에 달려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개혁 방향은 뭔가.
“IMF 돈을 빌려 쓰면 망하는 나라가 아니냐 이런 인식을 받고 있기 때문에, IMF의 돈을 빌려주는 방식을 바꾸자(는 것이다).”
# G20 전망
-G7 체제로 회귀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지구상에 그래도 세계의 중요한 경제이슈를 다룰 수 있는 곳은 G20밖에 없다. G20 역할은 더욱 강화된다.”
-G20 의장국 이후 한국의 위상이 유지될까.
“정부, 기업인, 또 국민의 역할들을 종합해 우리의 국격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 테러 대책
-예멘 송유관 테러가 G20에 영향을 미칠까.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고 본다. 대한민국은 알카에다의 테러 대상국가도 아니고, 서울 회의는 세계가 공조를 해 경제를 살리고 또 개도국들을 어떻게 지원해 경제성장을 시킬까 하는 것이 (목표여서) 모든 나라들에 일치한다.”
-북한 도발 시 대비책은.
“미국과 중국이 그런 일을 못하도록 경고하고 있다. 북한 스스로도 모든 정상들이 모여 세계 경제를 다루는 이 모임에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북한을 믿지만 대비는 철저히 하고 있다.”
-반대 시위 대책은.
“서울 정상회의를 반대할 만한 이유가 없다.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중소기업을 살리고, 세계 경제를 살리자고 하는 이러한 (이번 회의) 목표는 그런 (반대) 단체들의 목표들과도 일치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위를 자제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
# 자유무역협정(FTA)
-정상회의 전에 한·미 FTA 합의가 가능한가.
“나는 어쩌면 가능성이 있다고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FTA를 많이 한 나라다. 지금 미국과도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
-한·중·일 FTA 추진 의사가 있나.
“FTA라고 하는 것은 쌍방과 이해를 조절해 ‘윈-윈’ 하는 것이 돼야 한다. 그런데 3개국은 농산물이라고 할까, 중소기업 보호 등 좀 예민한 분야가 있다. 2012년까지 (3국 전문가들이 FTA 타당성) 연구에 들어갔다. 아마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고 개인적으로 일본과, 중국과 FTA를 원하는 것은 사실이다.”
글=남궁욱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