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격 시위 단골 … 민노총내서도 골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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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의 대의원 대회를 두 차례나 폭력사태로 얼룩지게 한 주도세력은 '사회적 합의주의 반대, 노사정 담합 분쇄를 위한 전국노동자투쟁위원회'(전노투)라는 단체다.

전노투는 지난해 8월 당시 파업 중이던 구미 코오롱노조에서 일부 현장 노조, 해고자, 학생, 사회운동조직 활동가 60여 명이 모여 결성했다.

이들은 ▶현장 조직을 중심으로 노사정 대화 시도 분쇄▶아래로부터의 계급적 단결▶민주노조 운동의 계급적 복원을 주요 활동 기조로 삼고 있다.

전노투는 현 상황에서 정부.사용자와의 사회적 대화는 노동자계급의 희생만 초래할 뿐이라는 입장이다. 노동자의 힘이 온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체의 타협이나 대화 시도는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전노투는 성명을 통해 "현 정권과 자본에 타협의 여지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일부 급진세력은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도'의회주의자'라고 비판할 정도다.

현재 전노투에는 기아차 '현장의 힘', 대우조선 현민투, 현대자동차 민투위, '노동자의 힘'등 현장노조 세력, 비정규직 노조, 전국대학생공동행동 등 학생운동단체, 전국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등 해고자모임, 사회주의정치연합 등 사회운동단체 30여 개 조직이 가입해 있다. 범좌파 그룹의 노조가 섞여 있어 전체적으로 좌파 성향의 운동단체 성격이 강하다.

이들은 민주노총 내에서도 매우 극단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비정규직연대회의 지도부가 비정규직노조 대표자들의 국회 타워크레인 고공농성과 관련, "여론화에 성공했고 농성자들의 안전을 위해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전노투는 "민주노총 총파업을 이끌어내기 위해 계속해야 한다"는 강경주장을 폈을 정도다.

전노투는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를 두 차례나 점거농성으로 방해하기 이전에도 공식 석상에서 과격한 시위를 벌이는 등 내부에서 '주의대상'으로 통해왔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이들의 과격성에 대해 거부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은 점거농성 등에 대해 "집행부의 비민주적인 사회적 담합 강행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폭력이 아니다"고 주장한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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