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여성합창단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KBS ‘남자의 자격-남자, 그리고 하모니’ 방송 이후 합창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고양시민도 예외는 아니다. 하모니에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까지 더한 합창단이 있다. 노래로 고양을 보듬는 ‘일산여성합창단’을 만나봤다.

3년 만에 만들어낸 아름다운 하모니

‘하늘빛 너의 향기는 내님의 숨결인가~’

지난달 25일 오전 11시. ‘일산여성합창단’의 연습이 있는 일산은혜교회를 찾았다. 30여 명이 넘는 단원들이 나와 새로운 곡을 익히고 있었다. “연습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곡이라 아직 화음은 완벽하지 않아요”라는 이은실(51) 단장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단원들은 아름다운 하모니로 ‘하늘빛 너의 향기’를 불렀다. 이처럼 아름다운 화음을 내기까지 걸린 시간은 3년 정도다. 2007년 10월 창단 이래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일산여성합창단’ 만의 소리를 만들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4번의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행주 합창 페스티벌, 광주전국여성합창대회 등 전국 규모의 대회에 참가해 상도 여러 번 탔다. 지휘자 박준범(39)씨는 “자연스러우면서도 깨끗한 음색을 지녔다”며 “노래를 부르는 단원들의 표정에서 느껴지는 행복이 일산여성합창단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우여곡절 겪으며 다져진 팀워크

우여곡절도 여러 번 겪었다. 45명의 단원들이 모여 연습할 장소를 마련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공간 대여료와 주차 문제 등을 이유로 몇 곳을 떠돌아야만 했다. 2년 전, 지역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겠다는 약속을 한 후 지금의 연습 장소인 일산은혜교회에 둥지를 틀었다.

무엇보다 각자의 개성을 모아 하나의 화음을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20대에서 50대까지 연령이 다양한데다 음악을 전공한 사람부터, 그냥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 등 음악 실력도 달랐다. 게다가 고음인 소프라노 파트에만 사람이 몰려 파트를 나누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합창은 소프라노와 메조, 엘토 파트로 나뉘는데 처음에는 돋보일 것 같은 생각에 소프라노를 원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단원들이 각 파트의 매력을 알게되면서 자연스레 해결됐다. 메조 파트를 맡고있는 손봉희(50·일산동구 정발산동)씨는 “서로 배려하고 소통하는 마음이 있어야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 수 있다”며 “‘마음을 주고 서로 위로하는 합창단이 되자’라는 구호에서도 우리 합창단의 분위기를 알 수 있지 않냐”며 활짝 웃어 보였다.

음악에 담긴 따뜻한 마음

다양한 활동 중에서도 일산여성합창단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이 바로 지역봉사 활동이다. 병원, 군부대, 요양원 등 자신들의 음악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간다. 직접 찾아가면 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만남을 통해 인연을 만들고 나눔을 실천한다. 군부대 위문 공연에서 만난 장병들은 정기 공연을 찾아 합창단에게 응원을 보낸다. 올 연말에는 노인요양원을 찾아 공연을 하고 목욕 봉사 등도 할 계획이다.

합창은 듣는 사람뿐만 아니라 부르는 사람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기숙(50·덕양구 화정동)씨는 “생활 속에서 받은 상처도 노래를 부르다 보면 자연스레 잊혀진다”며 “연습을 하고 오는 날은 하루 종일 연습한 곡을 흥얼거리며 즐겁게 집안일을 한다”고 말했다. 일산여성합창단은 25~54세의 여성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 문의=031-812-2939·cafe.daum.net/ilsanqueenchoral

[사진설명] 일산여성합창단 단원들이 박준범 지휘자의 지휘에 맞춰 노래 연습에 한창이다. 이들은 연말에 요양원을 찾아 공연과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다.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 사진="김경록">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