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견제 나선 베트남 … 중·일 싸움 끼어든 대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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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남중국해에 대한 제해권 강화를 추진하자 베트남이 자국 항구를 외국 해군에 개방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가 지난달 3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자국 해군기지인 캄란항을 잠수함을 포함한 외국 군함에 개방한다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홍콩의 군사 분석가들은 베트남의 이번 조치가 남중국해 최대 군도(群島)인 난사군도(스프래틀리섬) 내 군사력 강화에 나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난사군도에 활주로를 건설하고 이 지역에서의 해·공군 합동훈련의 빈도를 높여왔다. 특히 중국은 지난달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일본과의 분쟁에서 마음껏 힘을 과시한 바 있어 베트남으로서도 수수방관할 처지가 아닌 것이다. 남중국해는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전략 요충지일 뿐 아니라 석유 자원도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중국과 베트남·필리핀 등 인접국 간의 영토 분쟁을 야기해 왔다. 중국은 이 지역을 티베트·신장·대만과 함께 ‘핵심 이익 수호’ 대상으로 지정, 인접국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1970년대 베트남전 당시 미국이 건설한 군항인 캄란항은 미군이 철수한 뒤 2002년까지 러시아 해군이 이용했다. 수심이 깊고 항구 진입 수로가 좁아 남중국해 최적의 해군기지로 각광을 받았다. 베트남 측은 이 같은 지리적 이점 때문에 미군뿐 아니라 한국·호주·일본 해군도 캄란항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희망대로 각국 해군이 몰려올 경우 남중국해에 다국적 함대를 상시 주둔시키는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어 베트남 당국은 이를 통해 중국의 충동적 도발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아울러 베트남과 미국·러시아·인도 해군 간의 항구 이용 계약도 추진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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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싸움 끼어든 대만 마잉주 총통 “댜오위다오는 대만 땅”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지난달 31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댜오위다오(釣魚島)는 대만 영토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고 대만 통신사인 중앙사(CNA)가 1일 보도했다. 댜오위다오는 일본이 점유하고 있는 센카쿠(尖閣)열도의 중국명이다.

 중앙사는 마 총통이 “댜오위다오 문제는 평화적이고 이성적 방식으로 해결하고 각자가 상호 존중해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 전했다. 이에 아베 전 총리도 “이성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답했다고 한다. 마 총통은 또 “이해 관계국이 분쟁을 제쳐 놓고 개발 성과를 공동으로 누리는 유럽의 북해 유전 개발 방식이 부럽다”고 말했다. 이들은 회담 내내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지만 분위기가 경색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 총통은 앞서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 “댜오위다오는 1895년 청일전쟁 이후 일본이 강점했다. 류큐(琉球·1879년 일본이 합병한 오키나와)의 일부분이라는 일본의 주장은 허구”라고 지적했다. 댜오위다오와 대만은 불과 100㎞밖에 안 떨어졌다. 400㎞ 밖의 일본 오키나와나 350㎞ 떨어진 중국 본토보다 훨씬 가깝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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