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해진 미일동맹 태평양서 가장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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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팰런(사진) 미국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지난 8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미.일 동맹은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조약(pact)"이라고 밝혔다. 보고서 가장 앞에 언급된 태평양 국가가 일본이며 다음이 한국이다. 이 보고서는 미 상원 홈페이지(www.senate.gov)에 게재돼 있다.

팰런 사령관은 "미.일 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as strong as ever)"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를 거명, "취임 이후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부각하며, 지역.세계 안보에서 비범한(exceptional)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미국의 대테러전에 일본이 취했던 군사.재정적 지원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일본 정부의 지원에 대단히 감사한다(greatly appreciate)"고 표현했다. 일본이 미군 주둔 비용으로 동맹국 중에 가장 많은 40억 달러를 제공한다는 점도 명기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 보고서가 9.11 테러 이후 급속하게 밀착된 미.일 관계를 잘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대테러전에 몰두하는 미국과, 세계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보통국가' 일본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전에 없는 우호관계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팰런 사령관은 한.미 동맹에 대해서도 "동맹은 강력하며(strong), 한반도 평화와 지역 안정에 계속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3만8000여 명의 주일미군과 1만4000여 명의 인근 해상전력에 대해선 "미국의 지역 안보 의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하면서, 주한미군의 변혁에 대해선 "능력은 늘리면서 숫자는 줄이는 것"이라고 했다. 미 당국자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주일미군이 동북아 미군의 핵심이 되며 주한미군의 위상이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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