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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읽기] 탐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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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투기와 투자, 권력과 탐욕 그리고 불법. 위법. 탈법. 편법의 의미와 차이를 다시 돌아본 한 주였다. 누구는 "내가 하면 투자, 남이 하면 투기"라고 하지만 쉽게 돈을 벌려는 욕심은 인간 본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우울했다.

'금융투기의 역사'(에드워드 챈슬러 지음, 강남규 옮김, 국일증권경제연구소)는 도대체 인간의 탐욕은 어디까지인지 보여주는 책이다. 비록 금융 분야에 한정되긴 했지만 고대에서 현대까지 비이성적 투기 사례를, 사건.인물별로 생생하게 분석했다. 1630년대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의 엉뚱함, 19세기 미국 금권정치 시대의 부동산 및 주식투기 열풍의 욕심, 일본의 버블경제를 설명한 가미가제 경제 등이 눈길을 끈다.

'권력과 탐욕의 역사'(필립 지강테스 지음, 강미경 옮김, 이마고)는 권력자와 그들의 탐욕이 빚은 파국을 그린다. 책의 핵심은 2부. 종교를 빙자한 무역과 영토 쟁탈전이었던 십자군전쟁과 라틴 아메리카 정복 등 탐욕으로 얼룩진 세계사를 조명했다.

자본을 위해, 혹은 권력을 다지기 위해, 권력을 업고 정의의 이름을 빌려 행해진 행패가 수두룩하다.

화가들과 돈의 관계를 파헤친 '예술가와 돈, 그 열정과 탐욕'(오브리 메넨 지음, 박은영 옮김, 열대림)은 그래도 재미있다. 홍보의 귀재 루벤스나 교황과 끈질긴 돈싸움을 벌인 미켈란젤로 등을 만나면 인간의 욕심은 그 재능이나 신분, 지성에 상관없다는 점을 이해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책을 읽고 반면교사로 삼는 사람은, 한껏 욕심을 부릴 만한 위치에 오르지 못하는 것이 현실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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