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조직 장악보다 계파 안배 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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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29일 당직 인선을 마무리했다. 여성 대변인에 아나운서 출신인 차영 전 통합민주당 대변인을 임명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이춘석·차영 공동 대변인제가 그대로 유지됐다. 정책위 수석부의장에는 우제창 의원을, 당 예결위원장에는 조재환 전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전병헌 정책위의장, 김동철 전략기획위원장, 이규의 수석부대변인은 유임됐다. 손 대표는 28일 밤부터 29일 새벽까지 진행된 심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손 대표는 “인선에서 가장 중요시한 원칙은 소통과 공감”이라고 말했다.

 당 내에서 요직으로 꼽히는 사무부총장의 경우 조직 담당은 최광웅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손학규계), 재정 담당은 이학노 전 정동영 대선후보 조직단장, 대외 담당은 박주선 최고위원과 가까운 정진우 전 서울시의원이 임명됐다. 상근 부대변인도 조대현(손학규계), 김영근(정동영계), 황희·김현(정세균계)씨가 맡게 됐다.

 당직 인선은 손 대표가 취임한 지 거의 4주 만에 끝났다. 그만큼 고민이 컸다는 얘기다. 결론은 통합을 지향하는 계파 안배였다. ‘조직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보다 ‘함께 가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정동영 최고위원 측은 “조화를 이루려고 노력한 것 같다”고 했고, 정세균 최고위원 측도 “능력 위주로 인사했다”고 평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대표의 당 장악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계파별 나눠먹기’란 비판도 나왔다.

 ◆ 4대 강 특위 위원장에 이인영=손 대표는 ‘4대강 대운하 반대 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이인영 최고위원을 선임했다. 이 최고위원은 486 출신으로 시민단체와 인맥이 두텁고 이미지가 참신하다는 게 인선 배경이라고 당 관계자는 밝혔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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