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한국 온 특허대리인협 가오루린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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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세계 기업들의 '특허 각축장'입니다. 미국.일본.한국.EU 등의 신기술이 하루에도 수백건씩 출원됩니다."

10일 서울 강남 노보텔에서 열린 제2회 한.중.일 변리사회 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중국 특허대리인협회 가오루린(高盧麟.사진) 회장은 "세계적인 기술 동향을 한눈에 보려면 중국으로 오라"고 말했다.

지난 한해 동안 중국 내 특허출원 건수는 총 35만3807건. 전년보다 14.7% 증가했으며, 1999년 이래 매년 15~20%씩 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본의 특허출원건수가 총 3만444건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이 1만6187건으로 2위, 한국이 6660건으로 3위를 차지했다.

독일.네덜란드.프랑스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가오 회장은 "전통적으로 미국과 독일의 출원건수가 1.2위를 지켜왔는데 6년 전부터 순위가 바뀌었다"며 "아시아 국가들이 활발히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엔 557개의 특허사무소가 있고 5600명의 변리사가 활동 중이다. 그는 "현재 중국인이 내는 특허기술 수준은 한국.일본에 비해 뒤지지만 정부가 각 기업.대학 연구소 등의 특허 출원을 장려하고 있어 조만간 두 나라에 내는 중국의 특허 건수가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오 회장은 1987년부터 10년간 특허국 국장을 지내면서 특허 출원을 통해 한국 기업들의 진출을 지켜봤다. 그는 한국 기업들에 대해 "중국은 지역에 따라 투자관련 법규.우대 정책 등이 다르므로 사전에 철저히 조사한 뒤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오 회장은 또 "최근 들어 기술 유출과 관련한 분쟁이 많이 일고 있다"면서 "항상 고용계약서에 비밀유지 약정 사항을 넣고 직무발명과 관련된 내용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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