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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주자일소 2루타

중앙일보

입력

시애틀 매리너스의 한국인 좌타 기대주 추신수(23)가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추신수는 9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구장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 시범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출장,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며 팀이 8-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추신수는 0-3으로 뒤진 6회말 2사 1, 2루에서 상대 우완투수 호세 카렐란으로부터 주자일소 중월 2루타를 터트렸다.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높은 직구를 그대로 통타, 밀워키 중견수 키를 그대로 넘어가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린 것이다.

기세가 오른 추신수는 이어 2-4로 뒤진 8회말 무사 1, 2루에서 맞은 4번째 타석에선 볼카운트 2-2에서 상대 좌완 투수 샘 내론으로부터 중전안타를 뽑아내 만루의 황금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호세 로페즈의 3루타가 터지며 자신도 홈을 밟아 극적인 역전 승부의 주역이 됐다.

특히 추신수는 이날 3번째 타석에서 기록한 주자일소 2루타가 돋보였다. 팀의 3번째 안타이자 밀워키 투수진의 호투에 말려 고전하던 팀타선에 활력을 불어넣는 장타였다. 1회 1사 만루의 찬스에서 2루 땅볼 병살타, 2번째 타석인 4회 유격수 땅볼로 각각 물러나 아쉬움을 줬던 추신수는 6회 2타점 2루타로 시애틀 팬들의 박수갈채를 한 몸에 받았다. 1회와 4회에도 풀카운트까지 끌고가며 끈질긴 면을 보여줬다.

추신수는 지난 7일 첫 안타를 홈런포로 신고한데 이어 8일 연습경기 투런 홈런과 9일 2루타 등 연일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마이크 하그로브 시애틀 감독은 추신수가 왼팔 팔꿈치 통증을 앓고 있지만 타격감을 유지하게 하기 위해 수비는 하지 않는 지명타자, 그것도 중심타선에 포진시켜 그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했다.

시애틀 팬 스타 탄생 예고

"추, 홈런!"

시애틀 매리너스의 스프링캠프인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추신수(23)의 인기가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9일(한국시간) 피오리아의 시애틀 홈구장을 찾은 팬들은 추신수가 타석에 들어설 때면 어김없이 '추신수'와 '홈런'을 연호하며 미래 팀 타선을 이끌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특히 6회 2타점 2루타를 날린 후 맞은 8회 네 번째 타석. 무사 1, 2루의 찬스에서 추신수가 타석에 들어서자 팬들은 일제히 '추신수 홈런'을 외치며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추신수는 이런 팬들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깨끗한 중전안타를 터트리며 팀의 역전승(8-4)에 발판을 놓았다.

추신수는 경기 후 "1회 병살타를 만회해서 다행이었다. 6회 2루타는 높은 직구였다. 내일(10일)도 출장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다"며 왼쪽 팔꿈치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트레이너실로 발을 옮겼다.

이번 캠프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고 있는 추신수지만 당장 메이저리거로 활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매리너스의 외야가 워낙 쟁쟁하기 때문에 일단 마이너리그에서 실전 경험을 충분히 쌓은 뒤 시즌 중에 (빅리그에) 자리가 생기면 들어오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팬들 사이에서 추신수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만은 이곳 피오리아의 캠프에서 매일 확인되고 있다.

추신수는 누구?

2000년 세계청소년선수권 MVP … '제2의 이치로'

부산고 출신인 추신수(23)는 2000년 캐나다 세계 청소년 선수권 대회에서 MVP를 차지하며 한국의 우승을 이끈 뒤 133만 5000달러(약 13억 원)의 몸값으로 시애틀에 입단했다. 좌완 투수로, 좋은 어깨를 가진 호타준족의 외야수로 투타를 겸업하던 추신수는 미국에 진출한 뒤 투수를 포기하고 외야수에 전념했다.

루키리그부터 단계를 밟아 올라간 추신수는 지난 시즌 마이너리그 더블A 샌안토니오에서 타율 3할 1푼 5리 15홈런 84타점 40도루를 기록, '제2의 이치로'로 주목받았다. 마이너리그 올스타격인 퓨처스 게임에 두번째로 출장했고, 구단 선정 '올해의 마이너리그 선수'로 뽑혔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올해 추신수를 시애틀 유망주 3위로 선정하면서 '미래의 시애틀 좌익수 감'이라고 보도했다.

일간스포츠=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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