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남북도 대화하는데 민주노총은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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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최종태 노사정위원장(오른쪽에서 둘째) 등 노사정 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상춘재는 외빈 접견이나 비공식회의 장소로 사용되는 한옥 건물이다. 왼쪽부터 백용호 정책실장, 손경식 대한상의회장, 이희범 한국경총회장, 이 대통령, 장석춘 한국노총위원장, 최 노사정위원장,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조문규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남북한 간에도 대화를 하는데 대한민국 민주노총이라고 대화를 안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노사정 대표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는데 불참한 민주노총 측을 향해 쓴소리를 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민주노총도 참여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국가적인 협의를 하는 것은 (다른 일에) 반대를 하다가도 (참여)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대화도 하고 그래야지, 대화를 거부하면 민주사회에서 어렵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날 오찬은 다음 달 11~12일 열리는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 대통령이 협조를 당부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사측을 대표해서는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과 이희범 한국경총 회장이, 정부 측에서는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과 최종태 노사정위원장이 참석했다. 반면 노동계를 대표해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은 참석했지만, 민주노총 측은 불참했다. 민주노총 측은 “노동 탄압이 여전한데 ‘그냥 밥 한 끼 먹자’는 청와대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내부 토의를 거쳐 청와대 초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장석춘 위원장에게 “한국노총이 제일 먼저 시대 변화에 앞서가는 행보를 했다. 일자리 창출 문제에 있어 협조를 해왔다”고 평가해 민주노총과 대비시켰다. 그러면서 노사 문제와 관련해 “건설적 싸움이나 건설적 비판은 좋은 것”이라며 “한번 싸우고 발전하고 그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위원장은 “대한민국 노동운동도 생각하는 노동으로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김황식 총리가 대독한 ‘2011년도 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에서 “법 집행은 원칙에 따라 엄정·투명하게 해 우리 사회의 신뢰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정한 사회’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의 나침반”이라며 “서민과 사회적 약자의 관점에서 볼 때 우리 사회에 불공정한 점이 없는지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과 제도에 앞서 공권력을 존중하고 법을 지키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따뜻한 사회가 되려면 사회로부터 혜택받은 사람들이 더 많이 나누고 베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2011년도 예산안을 “공정 사회와 ‘더 큰 대한민국’ 실현을 위한 ‘서민 희망·미래 대비 예산’”이라고 규정한 뒤 “빠듯한 나라 살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제대로 된 기회를 갖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사다리를 놓아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국회가 각종 쟁점 법안과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당·정·청이 긴밀히 협조해 예산관계 법안 통과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특히 예산은 국회 스스로가 법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는 차원에서라도 처리시한(12월 2일) 내에 통과시켜 내년도 서민예산 집행에 차질이 없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남궁욱·백일현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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