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인플레 우려 … 원자재·물가연동채·펀드로 마중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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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소비자 물가와 수입 물가 등이 오르며 한국은행은 4분기 물가상승률이 3%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올해 3.1%를 기록한 뒤 내년 3.4%, 2012∼2015년 매년 3%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 상태에서 물가가 계속 오르면 금융자산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대비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관심을 끄는 게 인플레이션 관련 펀드와 물가연동국채, 원자재 펀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때 수혜를 입는 자산에 투자하거나, 물가상승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을 제한하는 것과 전형적인 인플레이션 방어용 금융상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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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서 운용되는 인플레이션 관련 펀드는 주식형과 채권형을 포함해 3개다. 동양자산운용의 ‘동양인플레따라잡기’는 자산주와 원자재 관련주 등 인플레이션 수혜주를 편입해 수익률을 추구한다. 올해 수익률만 17.2%에 달한다. 미국의 물가연동채에 투자하는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의 ‘현대글로벌인플레이션연계채권펀드’는 연초 이후 9.27%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물가연동국채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PCA운용의 ‘PCA물가따라잡기’ 펀드는 물가연동국채 비중을 조정해 물가 상승으로 인한 자산가치의 하락을 막는다. 물가연동국채는 물가가 오를수록 원금과 이자가 불어나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대표적인 투자 수단으로 꼽힌다. 최근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물가연동국채에 대한 증권사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교육비와 공공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내년 3월 물가상승률은 4%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11월에 물가연동국채에 투자해 내년 5월까지 가지고 있으면 이자소득과 원금 상승으로 연 6.6%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재 펀드도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피할 수 있는 투자처 중 하나다.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 실물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들 펀드의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오가며 금 펀드의 수익률은 펄펄 날고 있다. ‘블랙록골드’ 펀드는 3개월간 20.4%의 수익률을 올렸다. ‘도이치DWS프리미어에그리비즈니스’ 펀드도 16.1%의 3개월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농산물 펀드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증권 김남수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에 수익률이 연동되길 기대한다면 원자재 펀드 중에도 선물 등에 투자하는 파생형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강세 속에 최근 대체재로 부각되는 천연고무와 면화 관련 주식 투자도 고려해 볼 만하다. 중국 등의 수요 증가에 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대안 투자 수요까지 더해지고 있지만 주요 산지의 자연 재해로 공급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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