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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수출 러브콜 … 글로벌 에너지 ‘빅5’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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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최근 해외 발전소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입찰을 통해 1500㎿ 규모의 필리핀 산타리타-산로렌조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운영권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해외발전소 운영 부문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제공]

한국전력공사는 최근 꿈이 커졌다. 전력 분야에서 국내 기간산업을 책임지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 톱 클래스를 넘보고 있다.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이런 꿈을 갈무리해 2020년까지 글로벌 5위의 에너지 회사로 비상한다는 ‘비전 2020’을 발표했다. ‘해외 매출액 26조원을 포함해 총 매출액 85조원, 25개 이상의 세계 최고기술을 가진 회사’, 이게 바로 한전이 그리는 10년 뒤 모습이다.

 이게 가능하려면 지금처럼 국내 사업만 열심히 해서는 요원하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 한전은 이를 위한 비장의 무기를 8대 녹색기술에서 찾기로 했다. 석탄가스화 복합발전(IGCC), 이산화탄소 포집과 저장(CCS), 스마트그리드,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수출형 원전, 전기 에너지 주택, 초고압 직류 송전(HVDC), 초전도기술 등이다. 앞으로 이 분야에 3조10000억원을 투자해 25개의 세부기술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미 일부 분야에서는 성과를 내고 있다. 원전 수출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UAE)에 4기의 한국형 원전 수출 계약을 맺은 이후, 세계 각지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원전 수출의 경우 시공부터 운영·유지·보수까지 일괄 계약을 할 경우 한 기당 100억 달러의 매출이 생긴다. 올해도 터키에 2기를 수출하는 게 거의 확정적이다. 아르헨티나·남아프리카공화국·리투아니아·필리핀 등 먼저 우리에게 손을 내미는 나라가 줄을 잇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도 기대가 되는 분야다. 기존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 설비효율을 향상시키는 차세대 전력망이 스마트 그리드다. 쉽게 말하면 전기 수요가 몰리면 전기 사용을 자제하고, 전기 수요가 많지 않을 때 충분히 쓸 수 있도록 하는 똑똑한 전력망이라는 의미다. 스마트그리드는 아직 세계 어느 나라도 이렇다할 사업모델을 갖고 있지 않다. 한전이 먼저 개발하면 그게 세계 최초가 되고, 선도업체가 되는 것이다.

한전은 이미 제주도에 사업의 수익성을 검증해볼 수 있는 실증단지를 짓고 있다. 2395억원을 투자해 6000가구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실험이 이뤄진다. 이게 성공하면 국내 보급과 함께 적극적으로 세계시장 진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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