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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공감] 공예품과 어울리는 공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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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다양한 전통공예문화상품이 개발되고 있지만 그 성격과 디자인은 독립적이다. 하나씩 보면 예쁘지만 정작 그 아이템이 놓이는 ‘공간’과는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내가 좋아하는 공예 아이템들로 공간을 꾸미려면? ‘2010청주공예문화상품대전’ 가운데 공간 꾸미기를 보여준 ‘기획 공모전’에서 그 사례를 찾아봤다.

‘꽃밭에 앉아서’(정철호·노정숙, 은상·사진)는 평범한 나무 가구들과 백자 다기 세트를 이용해 거실을 밝고 경쾌하게 꾸미는 방법을 제시했다. 일단 가구마다 원래의 나무색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알록달록한 원색을 칠했다. 긴 테이블에는 큼지막한 꽃그림도 그려 넣었다. 색이 많이 쓰였지만 보기에 자연스러운 건 전통색인 오방색을 기초로 했기 때문이다. 가구의 색이 화려한 만큼 다기 세트와 장식용 도자기는 깨끗한 백자를 선택했다.

‘옻칠과 함께하는 퓨전 다도 공간’(박명희, 금상)은 단아하고 정결한 이미지의 다실을 옻칠 공예로 꾸민 예다. 주소재는 도자기와 나무를 썼다. 맑은 차 한잔의 느낌과 깨끗하고 따뜻한 질감이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공간의 전체적인 색감은 검은색으로 통일했다. 덕분에 붉은 옻칠로 장식한 다기 세트의 화려한 느낌이 확 살아났다.

‘청색다실’(유재홍, 동상)은 청자빛의 다기 세트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포인트는 쪽빛 하늘색과 자연의 조화다.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바닥에는 대나무 돗자리를 깔았다. 그 위에 놓는 방석과 테이블보는 잘 영근 과일을 연상시키는 오렌지와 밤색 천을 사용했다. 테이블 위에서 쓰이는 큰 접시에도 빨간 단풍을 그려 넣었다.

‘공예의 멋을 찾아서’(윤을준·김진규, 특별상)는 어린 자녀들을 키우는 아파트에 적용하면 좋은 공간이다. 아토피 등의 피부염을 앓는 아이들을 위해 거실의 모든 가구와 소품을 친환경 원목으로 꾸몄다. 바닥에 까는 러그도 베이지색 면 소재를 썼다. 요즘 같은 겨울이면 조금 차가운 감도 있지만 짙은 보라 또는 청록의 면 소재 쿠션을 이용하면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정서를 살릴 수 있다.

‘2010청주공예문화상품대전’의 ‘기획 공모전’은 올해 처음 시도된 부문으로 ‘공간 꾸미기’가 주 내용이다. ‘전통공예문화상품이 일상에 밀착하려면 ‘공간’과의 교감도 중요하다’는 취지다.

청주=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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