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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석의 Wine&] ‘악마의 와인’ 콘차이토로, 맨유와 손잡은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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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시즌 중에 위스키는 안 마시지만 레드 와인은 가끔씩 마셔요. 몸에 좋기도 하고요.”

 지난달 17일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홈구장 ‘올드트래퍼드’에서 만난 박지성 선수의 말이다. 칠레 와인회사 콘차이토로(사진)가 맨유와 스폰서십을 체결하는 기자간담회에서였다. 간담회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비롯해 박지성, 라이언 긱스, 게리 네빌 등 맨유 스타들이 대거 참석했다. 콘차이토로의 알폰소 라랑 회장은 “우리가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데 맨유는 최고의 파트너”라고 기대했다.

 콘차이토로는 향후 3년 동안 맨유 공식 와인으로 경기장 내 광고를 싣는 것은 물론, 맨유 선수나 로고 이미지를 활용해 다양한 광고를 진행할 수 있다. 맨유 홈경기 티켓을 고객 접대나 이벤트로 사용할 수도 있다.

 콘차이토로는 뉴욕 증시에도 상장된 남미 최대 와인 회사다. 지난해 전 세계 135개국에 2800만 케이스의 와인을 팔았고, 시가총액만 2조원이 넘는다. 콘차이토로는 특히 지난 10년 동안 가파르게 성장했다. 10년 만에 매출이 4배가 됐다. 고속 성장은 해외 시장의 호조 덕분이다. 2000년 1억 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액이 지난해 4억5500만 달러에 달한다.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콘차이토로가 맨유에 거는 기대도 여기에 있다.

 현재 맨유의 팬을 대륙별로 나눌 때 아시아 팬이 유럽의 2배에 달할 정도로 많다. 라랑 회장은 “맨유 스폰서를 받아들인 가장 큰 이유가 아시아 시장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라며 “아시아에서 인기 있는 박지성 선수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맨유와의 스폰서십은 스토리텔링 마케팅에도 효과적이다. 콘차이토로의 주력 브랜드는 ‘카실레로 델 디아블로’다. 한국인은 물론 영어민도 발음하기 힘든 이 와인은 ‘악마의 셀러(와인저장고)’란 뜻. 과거 콘차이토로 창립자인 돈 멜초가 자신의 셀러에 도둑이 드는 것을 막기 위해 ‘악마가 셀러에 있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사람들이 흥미있어 하자 콘차이토로에선 아예 와인 이름으로 붙였다. 디아블로는 ‘악마의 와인’으로 불리며 순식간에 베스트셀러가 됐다. 맨유도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 응원단처럼 ‘붉은 악마’로 통한다. 맨유의 애칭이 ‘레드 데블스’다. 맨유의 휘장엔 노란색 바탕에 삼지창을 들고 있는 악마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콘차이토로의 크리스티앙 로페스 아시아 담당 이사는 “붉은 악마 이미지를 활용해 다양한 광고와 이벤트를 벌일 계획”이라며 웃었다. <자세한 내용은 24일 발행하는 포브스코리아 참조>

손용석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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