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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철창에 갇혀 재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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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67) 전 대통령이 철창에 갇혀 재판을 받게 된다고 독일 일간지 빌트가 1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군 당국이 내년 초 후세인을 이라크 정부의 전 고위 인사 12명과 함께 법정에 세울 것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현재 미군은 특수 철창을 제작해 후세인을 그 안에서 재판받게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치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 살인마 한니발 렉터가 갇혀 있던 철창을 연상케 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법정은 바그다드 시내의 후세인이 사용하던 옛 궁전으로 정해졌다. 철창의 창살은 특수 강화철재로 손가락 굵기이며 후세인은 재판기간 중 철창 지하에 마련된 감옥에서 지내게 된다. 후세인은 재판 시 지하 감방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바로 재판정에 마련된 철창 안으로 이동하게 된다.

미군 관계자는 "재판기간 중 후세인에 대한 보안조치가 엄청나 이 법정은 이라크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소식통들은 미군이 재판정에 이 같은 특수시설을 설치하는 데 수백만 유로의 비용을 쓸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후세인과 더불어 재판정에 세워질 전 이라크 정부 고위 인사로는 우선 알리 하산 알 마지드 장군이 손꼽힌다. 후세인의 사촌동생인 그는 1980년대 이란-이라크전 당시 이라크 북부 하라브자시에서 화학 독가스를 사용해 5000여명의 쿠르드족을 학살했다. 마지드는 국제사회에서 '케미컬(화학) 알리'로 악명이 높다.

이라크 검찰은 기소된 이들 12명 모두에게 사형을 구형할 방침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현재 후세인 재판을 준비하는 변호인단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후세인 변호에는 이라크인(10명)과 서방 인사(25명)로 구성된 다국적 변호인단이 나선다.

특히 프랑스의 스타 변호사로 알려진 자크 베르제스가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국제적 테러리스트인 카를로스의 변호에도 나서 '악마의 변호인'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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