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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토크 11] 커리어 우먼이 선호하는 명품백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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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2. 55 백 [자료=중앙포토]

이 땅의 20~30대 커리어 우먼들이 좋아하는 명품 브랜드는 어떤 것일까. 중앙m&b의 여러 매체 가운데 하나인 '슈어' 가 창간 9주년을 맞아 최근 두 달 동안 4667명의 커리어 우먼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그 결과 명품 브랜드 가운데 샤넬이 26%의 지지를 받아 1위에 올랐다. 2등은 루이비통(20%), 3위는 마크 제이콥스(15%)였고 구찌(14%)와 프라다(8%)가 그 뒤를 이었다.

명품 브랜드들은 다들 다양한 아이템을 구비해 놓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핸드백이 간판이다. 여성들에게 가방은 가장 핵심 품목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핸드백 선호도는 브랜드 선호도와 대체로 비슷하다고 이 업계 사람들은 말한다.

샤넬은 핸드백의 대명사로 불리는 '2.55백'을 앞세워 정상에 올랐다. 램스킨 점보 호보백은 520만원에 달한다. 재질과 크기에 따라 그보다 가격이 낮은 것도 많다. 2.55백은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퀄러티, 유행에 상관없는 스타일과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가방은 가브리엘 샤넬(코코 샤넬이 애칭)이 2차 대전 중 문을 닫았던 다지안 부티크를 70세에 다시 오픈한 지 2년 만인 1955년 내놓은 제품이다. 55년 2월에 태어났기 때문에 2.55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서양에선 달을 먼저 쓰고 해를 그 뒤에 쓴다. 그러니까 올해로 55년의 연륜이 쌓인 것이다. 체인과 퀼팅을 이용해 180단계의 작업을 거쳐 완성된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핸드백은 줄이 없이 손으로 잡도록 돼 있었다. 코코 샤넬은 이런 불편함을 읽고 긴 체인 스트랩을 달았다. 여성들에게 자유를 준다는 그의 디자인 철학이 또 한번 발현된 것이다. 가방을 어깨에 매니 샴페인 잔을 들고 카나페를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가방 안에 작은 포켓이 달려있는데 이것은 그녀가 13살 연하의 독일군 장교 한스 귄터 폰 딩클라게(일명 슈파츠)와 연애할 때 받은 편지를 넣어 두기 위해 만들었다는 스토리가 있다. 가방 바깥 뒷면에는 지갑을 대신할 포켓을 붙여 실용성을 높였다. 서울에서는 '강남 며느리 백'으로도 불린다. 그만큼 부잣집 며느리들이 애용한다는 뜻이다.

샤넬 가방은 가끔은 재테크 수단으로 쓰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 2010년 10월 현재 중고품 가격이 3년 전 신제품 가격보다 높다고 한다. 3년간 실컷 들고다니다 더 높은 값에 팔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샤테크'란 말까지 나왔단다. 3년 전 270만원 정도에 구입했던 샤넬 빈티지 2.55 미디엄 백이 최근 서울 명동 중고품 가게에서 390만원에 팔리고 있다고 한다. 샤넬이 그동안 가격을 여러 차례 올려 현재 백화점 신제품 가격은 510만원에 이른다. 더 큰 사이즈인 라지백은 잘 관리된 중고품이 50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백화점 신상품 가격과 60만원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다.

흔히 3초백으로 불리는 루이뷔통은 샤넬에게 6%포인트나 밀리며 2등을 했다. 자존심에 조금 상처가 났을 법하다. 어쩌면 조사가 잘못됐다며 귓전으로 흘려버렸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번 서베이에서 화제를 모은 것은 마크 제이콥스였다. 15%의 지지율로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특히 20대 커리어우먼들은 루이뷔통이나 구찌보다 이 브랜드를 더 선호했다. 트렌디하면서도 감각적인 비주얼이 먹힌 것이다.

젊은 직장 여성들이 명품을 구매하는 장소는 면세점이 39%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은 백화점(36%), 해외 여행 또는 출장(13%), 인터넷 구매 대행(10%) 순으로 나타났다.

심상복 기자(포브스코리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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