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에 '숨결' 선사 고유섭 선생에 경의를

"청자의 굽은 발목이 드러나지 아니한 예쁜 여자의 발맵시라면, 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砂器)에 있어선 발목이 드러난 순박한 농민의 발매이다."

우현(又玄) 고유섭(高裕燮.1905~44.동상)은 고려 도자와 조선 도자의 차이를 인물의 형상에 빗대 이처럼 구수하게 비유했다. 그는 한국 사람의 피 속에 배어 있는 미를 찾고 그 미를 어떻게 표현하는가를 밝히는 데 서른아홉 짧은 일생을 바쳤다. 일제강점기에 한국 미술사학의 주춧돌을 놓은 선각자인 그를 한글학자 일석 이희승은 '에누리 없는 국보적 인물'이라고 불렀다.

2005년은 고유섭이 태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 한국미술사학회(회장 홍선표)는 우현의 탄신 100돌을 기념하는 학술대회를 26일 오후 1시 30분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소극장에서 연다. 고려 청자에 대한 미술사적 연구 기반을 마련한 학자로서의 우현(장남원 이화여대 교수), 타고난 불교미술 답사.연구가로서의 우현(정우택 동국대 교수.박경식 단국대 교수), 황수영.진홍섭.이동주로 이어지는 한국 회화사 연구의 개척자로서의 우현(김홍남 국립민속박물관장), 한국 미학을 정립하고자 노력한 미학자로서의 우현(오병남 서울대 교수)을 살핀다.

특히 일본인이 모호하게'미시마테(三島手)'라 부르던 조선 분청사기가 청자로부터 연유했다고 보고 '분장회청사기'라 이름한 우현의 안목은 60년이 흐른 지금 보아도 놀랍다. 석탑에 최초로 양식 개념을 준 '조선 탑파의 연구', 회화사 연구의 길을 닦은 '조선화론집성'등 그가 남긴 8권의 책과 150여 편의 논문은 한국 미술의 뿌리를 찾는 후학에게 하나의 등대가 되었다.

정우택 교수는 "고유섭 선생은 끊임없이 현장을 찾아 실물을 확인하고 문헌을 통하여 보충하는 실증적 연구 방법론의 필요성을 이미 실천하고 있었다"며 "출판물에 의한 자료가 풍부해지면서 '도판의 미술사'라는 안이한 연구 태도에 주저앉아 있는 오늘의 우리를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02-884-0271.

정재숙 기자 "청자의 굽은 발목이 드러나지 아니한 예쁜 여자의 발맵시라면, 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砂器)에 있어선 발목이 드러난 순박한 농민의 발매이다."

우현(又玄) 고유섭(高裕燮.1905~44.동상)은 고려 도자와 조선 도자의 차이를 인물의 형상에 빗대 이처럼 구수하게 비유했다. 그는 한국 사람의 피 속에 배어 있는 미를 찾고 그 미를 어떻게 표현하는가를 밝히는 데 서른아홉 짧은 일생을 바쳤다. 일제강점기에 한국 미술사학의 주춧돌을 놓은 선각자인 그를 한글학자 일석 이희승은 '에누리 없는 국보적 인물'이라고 불렀다.

2005년은 고유섭이 태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 한국미술사학회(회장 홍선표)는 우현의 탄신 100돌을 기념하는 학술대회를 26일 오후 1시 30분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소극장에서 연다. 고려 청자에 대한 미술사적 연구 기반을 마련한 학자로서의 우현(장남원 이화여대 교수), 타고난 불교미술 답사.연구가로서의 우현(정우택 동국대 교수.박경식 단국대 교수), 황수영.진홍섭.이동주로 이어지는 한국 회화사 연구의 개척자로서의 우현(김홍남 국립민속박물관장), 한국 미학을 정립하고자 노력한 미학자로서의 우현(오병남 서울대 교수)을 살핀다.

특히 일본인이 모호하게'미시마테(三島手)'라 부르던 조선 분청사기가 청자로부터 연유했다고 보고 '분장회청사기'라 이름한 우현의 안목은 60년이 흐른 지금 보아도 놀랍다. 석탑에 최초로 양식 개념을 준 '조선 탑파의 연구', 회화사 연구의 길을 닦은 '조선화론집성'등 그가 남긴 8권의 책과 150여 편의 논문은 한국 미술의 뿌리를 찾는 후학에게 하나의 등대가 되었다.

정우택 교수는 "고유섭 선생은 끊임없이 현장을 찾아 실물을 확인하고 문헌을 통하여 보충하는 실증적 연구 방법론의 필요성을 이미 실천하고 있었다"며 "출판물에 의한 자료가 풍부해지면서 '도판의 미술사'라는 안이한 연구 태도에 주저앉아 있는 오늘의 우리를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02-884-0271.

정재숙 기자 johana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