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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크루즈선 온다”설레는 통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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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일본 승객 250여 명을 태운 국제 크루즈선이 보기 드물게 경남 통영항에 입항한다. 그러나 경남도가 접안시설이 없어 공해상에 정박한 이 배에서 유람선을 동원해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등 곤란을 겪어야 했다.

 14일 경남도에 따르면 일본 크루즈 라인(JAPAN CRUISE LINE) 소속 2만6000t급 ‘퍼시픽 비너스(PACIFIC VENUS)’호가 16일 오전 7시30분 통영 앞 입구 방화도 해상에 정박한다.

 길이 183m, 폭 25m, 최고속도 21.6노트, 최고 900명까지 승선할 수 있는 비너스호에는 승객 250여 명과 승무원 180여 명이 타고 있다. 14일 일본 고베(神戶)와 15일 부산항을 거쳐 통영에 입항하며, 16일 오후 5시 일본 고베로 출항한다.

 관광객들은 ▶세병관→향토역사관→거북선→케이블카 ▶통영관광 케이블카·미륵산→세병관→향토역사관→거북선→시장산책 ▶거제 해금강·외도→케이블카·미륵산→거북선 코스 등 3개 코스로 나눠 통영·거제를 관광할 예정이다.

 비너스호는 2008년 4월 마산항 입항에 입항한 NIPPON MARU호(2만1903t, 승객 400여 명, 승무원 150여 명)에 이어 두 번째로 경남에 입항 크루즈선인데다 경남도가 지난해 10월 초청 팸투어 등을 통해 유치에 성공한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향후 크루즈선 유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경남도는 크루즈선 유치 여행사에 1회 200만원을 지급하고 홍보전단지 제작비용 100만원을 지원한다. 그러나 비너스호는 통영항에 2만6000t급 이상 접안시설이 없어 유람선으로 15분 거리의 방화도 앞 공해상에 정박해야 했다. 이 때문에 비정기 사업여객선 면허를 가진 매물도해운 소속 유람선(164명 승선)이 통영항까지 관광객을 수송해야 한다. 경남도는 여행사의 요청에 따라 매물도해운을 알선했다.

 또 경남도가 마산지방해양항만청· 통영해양경찰서 등과 수차례 협의해 공해상 정박을 허가받았다. 크루즈선 전용부두나 정박 가능한 접안시설이 있으면 불필요한 절차다.

 경남도와 통영시는 이 같은 어려움에도 크루즈선 유치를 축하하기 위해 김동진 통영시장이 참석하는 환영식을 열어 관광객에게 감사패와 기념품을 전달한다. 또 통영 유람선터미널 입구에 관광안내소를 설치,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곽영준 경남도 관광마케팅 담당은 “크루즈선을 유치해도 기반시설이 부족해 관광객이 비용을 추가 부담하는 문제가 있지만 거가대교와 KTX 창원역 개통을 계기로 인근 부산·여수와 연계해 크루즈선 유치를 계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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