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web)이 가고 앱(app·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의 시대가 오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에는 이런 이야기가 자주 회자되고 있지만 모바일의 발전을 위해서는 반대로 웹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장인 이호수(58·사진) 부사장은 14일 “스마트폰 경쟁에서 앞서가려면 웹 기반의 콘텐트와 서비스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공학한림원 주최 조찬 강연에서다.
그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욕구를 그 근거로 들었다. “소비자는 한 번 내려받은 콘텐트를 여러 통신업체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안드로이드마켓, 삼성앱스 등으로 나누어져 이와 호환되는 스마트폰에서만 자사의 앱을 제공하면 이런 욕구를 충족시키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현재 15% 정도인 웹 기반의 스마트폰 콘텐트·서비스 비중이 2015년에는 50∼60%로 커질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이 부사장은 “한 가지 플랫폼에만 의존하는 콘텐트를 만드는 회사는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플·구글의 보이지 않는 위협도 경계했다. 그는 “지금은 애플과 구글이 웹 기반 서비스를 하지 않지만 웹 버전은 구축해 놨다”며 “웹을 지원하는 기기와 콘텐트가 활성화하면 곧바로 공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삼성은 콘텐트·기기 등 전반적인 기초체력에서 해외 경쟁사에 밀리는 게 사실이지만 이미 개발한 ‘바다(Bada)’ 플랫폼을 중심으로 국내외 업체들과 긴밀히 협력해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미국 노스웨스턴대 컴퓨터공학 박사로 20년 동안 미국 IBM에서 일했다. 2006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긴 뒤 바다 플랫폼과 삼성앱스 개발을 주도했다.
문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