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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 경쟁력이다] 볼거리 떠오른 '제주 오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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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 북제주군 애월읍의 새별오름 뒤로 한라산이 보인다.[제주=조용철 기자]

중앙부에 우뚝 선 한라산을 포위하듯 제주 전역에는 무수히 많은 산들이 널려 있다.옛부터 제주에서 '오름'으로 불려 온 높이 50~300m의 이 야트막한 산들은 바로 '기생화산'(parasitic volcano)이다.지구중심으로부터 올라온 마그마와 같은 열이 지층의 부드러운 곳을 택해 불쑥불쑥 솟아오르며 만들어진 산이다.제주도 전역에 368개가 널려 있고,모두 한라산의 산세를 따라 끊어질 듯 이어진다.하늘에서 바라보면 신라의 고분군(群) 수백기가 펼쳐지는 것 같은 장관을 연출한다.

이 오름의 실체가 벗겨지기 시작한 것은 1997년 제주도가 종합조사를 벌이면서 부터다.

지질학자 등 학계와 문화재전문위원 등이 1년여간 항공사진 판독과 현장조사 작업을 거쳐 정확한 오름의 개수를 파악했다. 300개가 넘는 기생화산이 한 곳에 밀집해 있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화산제국이라 불리는 이탈리아의 에트나섬 화산지대도 기생화산은 200여개다.

대부분 마을의 뒷산에 자리하고 있고,한라산 처럼 고지대가 아닌 낮은 구릉지대가 많아 마을 공동목장 등에서 소와 말의 방목지로 쓰고 있다.그러나 식생분야의 가치보단 제주섬 형성사의 수수께끼를 풀어주는 지질분야로서의 가치를 더 인정받고 있다.

북제주군은 제주도내 41%인 151개의 오름을 간직한 곳인데다 표고 119m,52만㎡의 야트막한 화산인 새별오름은 고려조 최영 장군이 '목호(牧胡.원나라의 목장관리인)의 난'을 진압하기 위해 내려와 전투를 치른 곳으로도 유명하다.

강순석 제주화산연구소 연구원(화산지질학 박사)은 "제주도 중산간 일대의 지형.지질적 가치를 대변하는 오름은 국내만이 아닌 세계적인 자원"이라고 말했다.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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