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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억원짜리 '순금 황금박쥐'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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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 함평군이 2008년 공개를 목표로 제작 중인 황금박쥐 순금 조형물(원통형 유리관 안)의 가상도. <함평군 제공>

함평군이 순금 27억원어치로 황금박쥐 조형물을 만들기로 한 것을 놓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함평군은 순금 162㎏으로 황금박쥐 조형물을 제작해 2008년 함평 세계 나비.곤충엑스포 때 함평읍 내교리에 만드는 한국곤충생태체험타운의 생태관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군은 지난달 제작에 쓰일 금을 27억원에 구입, 홍익대 디자인공학연구소에 1억5000만원을 주고 황금박쥐 조형물 제작을 의뢰했다.

세계적 희귀동물인 황금박쥐(멸종위기 포유동물 1호)는 대동면에 집단 서식하고 있다.

장정진 함평군 총무계장은 "깨끗한 생태환경을 보존하고 있는 함평의 이미지를 상징하고 관광상품으로서 활용가치가 높다고 판단, 순금 조형물을 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조형물은 희소가치와 작품성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흡인력을 가진 관광상품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본 효고현(兵庫縣)에 있는 쓰나(津名) 마을의 경우 1억엔(한화 10억여원) 짜리 금괴 자체를 방탄유리함 안에 넣어 마을 공원에 전시, 월 평균 1000여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함평군 일부 시민단체와 군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함평사랑군민연대 회원 10여명은 21일 군청을 방문, "경기침체로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어렵기 짝이 없는 판국에 초호화 조형물을 만드는 것은 부적절한 선택이고 지나친 이벤트 행정"이라며 순금 황금박쥐 조형물 제작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한 함평사랑군민연대 간부는 "순금 황금박쥐 조형물이 상징성을 위한 것이라면 목재 구조물이 우리 함평군의 이미지와도 더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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