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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뮤지컬, 대학로 연극…공연계 양극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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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값비싼 대형 뮤지컬에는 관객들이 몰리고 서울 대학로의 소규모 공연들은 상대적으로 부담없는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발길이 뜸하다. 비싼 표는 잘 팔리고 싼 표는 외면당하는 양극화 현상이 이번 겨울 유난한 것이다. 대학로 연극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속속 입장료를 내리고 있다.

25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막을 올리는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사진 (左))를 수입한 공연기획사 아트인모션에 따르면 '노트르담 드 파리' 티켓은 21일 현재 4만장 가까이 팔렸다. 이는 3월 20일까지 총 30회 공연에서 팔 수 있는 전체 좌석의 40%를 넘는 분량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티켓 가격은 가장 비싼 R석이 15만원, 그 다음 S석이 13만원이다.

지난 15일 티켓 박스를 오픈한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이날 하루에만 1만3000장이 넘는 예매 기록을 세웠다. 이는 최근 가장 인기가 높았던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앵콜공연 티켓을 판 첫날 세운 1만2000장을 뛰어넘는 것이다.

22일 10주년 기념공연 막을 내리는 '명성황후'는 모두 4만5000여명이 관람할 것으로 집계됐다. 관객들의 좌석 점유율은 93%. 11만원짜리 VIP석은 설 연휴 전에 다 팔렸다.

반면 대학로에서는 잘나가던 연극마저 고전 끝에 줄줄이 가격을 내리고 있다. 세 남자친구의 불화를 통해 남자들 우정과 의리의 허점을 파헤친 연극 '아트'는 제작사가 '노인 아트''여자 아트'를 기획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설 연휴가 낀 최악의 비수기를 견디지 못하고 15일부터 화~목요일 공연에서는 티켓을 30% 할인 판매하고 있다. 2003년 초연 때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연극 '프루프'(사진 (右))는 추상미 등 출연진들의 안정된 호흡, 탄탄한 극 구성 등에도 불구하고 힘을 쓰지 못하다가 17일부터 가격을 40% 내렸다. 4만원이던 연극을 2만3000원에 볼 수 있다. 대학로에서 놓치면 안될 연극으로 꼽히는 '청춘예찬'도 15일부터 2만원이던 가격을 1만2000원으로 내렸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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