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전공 신참들 쌍용차 보배 됐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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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 쌍용차 이기원(아래 왼쪽) 대리를 비롯한 중국어 전공 사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쌍용차 제공]

쌍용자동차 중국사업본부에서 일하는 이기원(32) 대리는 입사한 지 2년이 갓 지났지만 지금껏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다. 평일에는 오후 11시가 넘어 퇴근했고 주말에도 일했다.

그는 2003년 1월 입사하자마자 이 사업본부에 배치됐다. 그해 11월에는 중국에서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일을 맡아 상하이로 갔다. 지난해 3월 귀국하자 상하이기차의 쌍용차 인수 작업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상하이기차 측 협상단이 한국을 찾으면 그들을 수행하면서 통.번역과 인수협상 관련 업무를 했다. 아직 '신참'인 이 대리가 이처럼 바쁜 이유는 그가 사내에서 손꼽히는 '중국통' 이기 때문이다. 그는 건국대 중문과를 졸업하고 중국 쓰촨대에서 중문학을 전공했다. 회사 일을 하다 만난 중국 동포와 결혼까지 했다. 최근 쌍용차에서는 이 대리와 같은 중국에 능통한 사원이 '보배'로 떠오르고 있다.

쌍용차는 2002년 신입사원 공채 때부터 중국어 전공 인력을 뽑았다. 상하이기차와 합작해 조립생산(녹다운) 방식으로 중국에서 차를 생산하게 되면서부터다. 그 해 신입사원 205명 중 중국어 전공자는 4명이었다. 2003년에 뽑힌 신입사원 230명 중에는 8명이 중국어 전공자였다. 회사 측은 상하이기차의 쌍용차 인수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에는 130명의 신입사원 중 10명을 중국어 전공자로 뽑았다. 상하이기차그룹과의 통합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전략기획팀, 중국 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사업본부 내 중국사업기획팀.판매지원팀.영업팀, 생산기술지원부서 등이 '보배'들의 일터다. 방승주 경영지원담당 상무는 "중국어에 능통한 사원 덕에 모기업인 상하이기차와의 통합 작업을 원활히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중국어에 능통한 보배'를 더 많이 뽑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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