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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릴레이 1년 6개월] "이런 CEO가 최고" 벤처가 신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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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칭찬 릴레이가 1년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27명의 유명 벤처기업 CEO들이 칭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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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석은 2003년 7월 옛 코스닥증권시장 신호주 대표가 깔았다. 당시 신 대표는 "세상에 살벌한 경쟁만이 있을 뿐 협력은 무시되고 있다"며 "서로 깎아내리기보다 격려하고 칭찬하는 문화를 만들자"며 칭찬을 시작했다. 신 대표가 날린 첫 칭찬 화살은 장흥순 터보테크 회장을 향했다. 신 대표는 "그를 만나 보면 항상 '진지한 유쾌함'을 느낀다. 겸손하면서도 천부적인 유머감각 등 대화를 하면 할수록 시야가 확 트이는 기쁨을 감출 수 없다"며 장 대표를 치켜세웠다. 장흥순 회장은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대표의 '겸손한 대인관계'를 칭찬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상대방의 얘기를 조용히 경청하고 맘 편하게 얘기하도록 만드는 천부적인 겸손함"을 가졌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속도의 시대에 소외된 이웃들이 없도록 행복을 드리는 기업이 되겠다'는 박진환 네오위즈 대표의 약속에 점수를 줬다.

박 대표는 이해진 NHN 부사장(최고전략책임자.CSO)을 "연한 미소를 머금은 이웃집 형 같다"며 자신의 띠를 닮아가는 '양(羊) 같은 경영자'라고 칭찬했다. 이 부사장은 양띠(1967년생)다.

이 부사장은 백신업체인 하우리 권석철 대표의 '펀(fun) 경영'에 박수를 보냈다. "권 사장은 한때 개그맨 지망생이었다. 대학생 시절 개그맨 콘테스트에 응시한 적이 있을 정도다. 그 때문인지 권 사장을 만나면 항상 유쾌하다. 누구와 만나든지 분위기를 좋게 하고 즐겁게 대화를 이끌어 간다." 그후 릴레이는 정주형(이모션)→윤영기(윤디자인 연구소)→이수문(하츠)→유병진(파세코)으로 이어졌다. 유병진 대표는 "기업이 이익을 내지 못하면 사회에 죄를 짓는 것"이라는 주장을 20년 넘게 해온 정구용 인지디스플레이 대표의 철저함에 점수를 줬다.

변대규 휴맥스 대표는 김형순 로커스 대표를 "한마디로 외유내강 스타일의 경영자이자 비즈니스 세계의 냉혹함을 아는 경영자다. 항상 낙천적이며 대화를 나눌 때는 늘 편안하고 호방한 웃음으로 상대방을 편안하게 한다"고 평했다. 옥션 이재현 전 사장(현 이베이 부사장)은 업계 최초 무료 배송을 도입한 인터파크 이기형 사장을 뚝심이 있는 경영인으로 꼽았다. "등산도 '전투적으로' 하는 스타일이지만 의외로 낭만적인 측면도 있다. 서울대 합창단 출신으로 노래와 통기타 연주 실력도 수준급이다."

서지현 버추얼텍 대표는 장용운 바른손 대표에게서 자유분방한 벤처정신의 소유자라는 평을 들었다. "사원들 하나하나가 CEO 같고, 사장이 말단 평사원 같기도 했다. 형식적인 서열보다는 개개인의 창의성과 개성, 도전정신을 훨씬 중시하는 벤처문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칭찬 릴레이는 올해 초 하재홍 아이레보 대표이사까지 이어지고 있다. 백종진 한글과 컴퓨터 대표는 회사가 문을 닫아도 결코 더러운 거래는 하지 않을 것이란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하재홍 대표를 칭찬했다. 하 대표는 투자를 받은 것은 빚이라고 생각하기에 공금은 공적인 용도로만 사용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중고로 구입한 자가용을 폐차할 때까지 사용한단다. 백 대표는 "예나 지금이나 벤처의 성공은 기술 외에도 CEO의 역할에 달려 있다"며 "CEO의 꿈과 확신이 벤처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CEO들의 칭찬 사연은 코스닥시장본부 홈페이지(www.kosdaq.com)에 올라와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벤처 회사가 많이 모여 있는 코스닥에서 주가도 계속 오르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코스닥 주가가 오르는 것은 정부가 지난해 말 벤처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데다 코스닥 시장의 퇴출 기준을 강화해서 그동안 부실기업을 많이 솎아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코스닥 시장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우량 벤처기업을 많이 유치하는 한편, 불량기업들은 계속 퇴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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