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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쇼핑] 오곡밥도 '테이크아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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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23일은 올해 정월 대보름이다. '한국인은 달을 보고 농사짓는다'는 말처럼 한해 농사가 잘 되기를 바라는 행사로 줄다리기.다리밟기.쥐불놀이.고싸움 등이 열린다. 또 개인적으로 복을 부르기 위해 부럼깨물기.더위팔기.귀밝이술마시기 등을 한다. 최근에도 가족과 함께 오곡밥을 먹으며 대보름을 쇠는 집이 늘고 있다. 대보름 음식은 기름진 설.추석 음식과 달리 담백하고 식물성이라 '웰빙 식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기도 하다. 슬슬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는 소비 심리를 불 지피느라 유통 업체들은 올 정월 대보름에 다채로운 행사를 벌이고 있다.

◆대보름 장보기=홈플러스는 올 대보름 장을 보는데 4인 가족을 기준으로 오곡세트.볶음 피땅콩.피호두.취나물.호박나물.다래순.피마자.시래기 등을 준비했을 경우 모두 1만6340원이 들 것으로 봤다. 지난해보다 부럼은 오르고, 오곡은 내렸다. 대보름에 파는 견과류는 피땅콩.피호도 등 '피'자가 들어간다. 다른 때와 달리 껍데기가 있는 채 그대로 팔기 때문이다.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달라며 껍데기를 깨물어 먹는 풍속에서 비롯됐다.

땅콩은 작황이 좋아 지난해보다 10% 정도 값이 내렸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해 피땅콩 400g을 4980원을 팔았는데,올해는 500g을 4980원에 팔고 있다. 호두 값은 많이 올랐다. 호두를 따는 데 2년 정도 걸리는데, 올 대보름에 나온 호두는 2003년 태풍 매미로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은 지난해 7500원에 팔던 깐호두 100g을 올해 1만1800원에 팔고 있다. 지난해보다 50% 이상 올랐다. 같은 크기라면 무거운 것을 고르면 알이 꽉 차 있다.

밤은 생산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1㎏ 짜리 한 망이 지난해 9800원에서 올해 5600원(하나로클럽 기준)으로 내렸다.겉에 윤기가 있고 뾰족한 부분이 마르지 않은 밤을 고르는 것이 좋다.

오곡밥에 사용하는 잡곡류는 전반적으로 풍년이라서 지난해보다 20~30% 내렸다. 그러나 나물류는 5~10% 올랐다.나물을 말리려면 손으로 작업해야 하는데, 인건비가 올라 나물 값도 덩달아 뛰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 작황이 좋아 무말랭이만 지난해보다 20% 가량 값이 내렸다. 중국산이 시중에 많아 국내산과 구별하는 법을 아는 게 좋다.

◆다양한 상품과 행사들=예전에는 오곡밥을 짓기 위해 곡식을 따로 사서 밥을 해야 했다. 몇 년 전부터 오곡밥 재료를 한데 묶어 판매하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는 아예 오곡밥을 '테이크아웃'해서 집에서 데워 먹는 상품이 나왔다. 오곡밥을 하려면 팥을 먼저 따로 삶는 등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다. 갤러리아 명품관 웨스트 식품매장은 즉석에서 오곡밥을 해서 원하는 양만큼 가져가도록 포장해준다.100g에 1800원.

CJ는 즉석밥인 '햇반 오곡밥'을 군밤과 함께 묶어 팔고 있다. CJ는 또 22일 오후 3시 현대백화점 서울 신촌.미아점에서 '정월대보름 별미밥 짓기' 요리 교실을 연다.

손수 오곡밥을 짓고 싶다면 샘표 요리교실 '지미원'에서 28일까지 하는 '정월대보름 먹거리 특강'을 참고하자. '영양 오곡밥'과 '된장 시래기나물 찜'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강의료는 1인당 1만원이며 수강신청은 홈페이지(www.sempio.com)나 전화(02-3393-5366)로 하면 된다.

친환경식품 매장인 '올가홀푸드 홈밀'에서 파는 무농약 찹쌀.찰수수.콩 등으로 만든 '친환경 오곡밥'(100g.2500원)과 무농약 찹쌀.밤, 저농약 대추로 만든 '친환경 약식'(100g.2500원) 등은 전형적인 웰빙형 대보름 상품이다.

국순당이 운영하는 전통주 전문 주점 '백세주마을'(선릉.홍대입구.삼성점)은 28일까지 '귀밝고 달밝고' 행사를 진행한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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