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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몸엔 보약 지친 영혼엔 비타민 심신 보듬는 토털 케어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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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호 20면

스파는 마사지와 피부미용이나 질병 치유, 모두를 담는 그릇이다. 마음·몸·영혼의 균형을 되찾기 위한 인간의 노력이라고 전문가들이 정의하는 이유다.

스파의 기원은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제국을 건설하고 지키는 데 동원된 병사들이 전투와 행군에 지친 영육을 뜨거운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달래던 데서 비롯됐다. 그 스파가 21세기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왜 그럴까?

현대인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생존과 성공을 위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해야 한다. 우리는 무기를 들지 않았을 뿐이지 전사나 다름없다. 몸속에서는 긴장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이 분출하곤 한다. 마음과 몸이 고단해질 수밖에 없다. 스트레성 질환이 엄습하기도 한다. 스파는 이런 현대 전사들을 보살펴주고 있다. 2000여 년 전 로마 병사들의 고단한 몸과 마음을 달래줬듯이 말이다.

스파는 ‘자연으로 회귀(Back to Nature)’ 또는 ‘자연주의’ 흐름 가운데 하나다. 스파는 빠르게 움직이고 숨가쁘게 즐겨야 하는 ‘패스트푸드 레저’의 정반대편에 자리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파는 슬로푸드(Slow Food)와 슬로워크(Slow Walk) 트렌드와 맥을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스파는 미국과 유럽 선진국 중산층 이상이 선호한다. 선진국 스파는 단순히 세라피 정도에서 머물고 있지 않다. 의학과 결합해 안티 에이징(Anti-aging, 노화억제)으로 진화하고 있다. 스파라는 공간에서 세라피스트는 마사지와 피부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의료진은 고객의 몸 상태에 맞춰 약물 처방을 하거나 심지어 수술까지 한다. 스파에 수술용 무균실이 갖춰진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 달러 안팎에 이르면 스파가 각광받기 시작하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헤어디자인(1만 달러)과 피부관리·네일아트(1만5000달러)에 이어 유행하는 럭셔리 서비스 산업이라고 한다.

우리 1인당 GDP가 올해 2만 달러 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요즘 국내에서 네일아트가 인기 절정기를 지나고 있다. 멀지 않은 저쪽에 스파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단계다. 조만간 국내에서도 선진국처럼 스파 열풍이 불 듯하다.

스파가 또 하나의 한류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 대중음악(K-팝)과 영화, 한옥체험, 의료 관광처럼 한국 스파(K-스파)도 세계의 인기를 끌 수 있다는 얘기다. 좋은 조건들이 갖춰져 있다. 우리는 인공적인 것보다 자연스러움을 중시하는 음식문화와 색상을 보유하고 있다. 참선이라는 영적인 소프트웨어도 갖추고 있다. 게다가 세계적인 의료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의료 관광과 스파를 결합시키면 값싼 서비스를 내세우는 동남아를 누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스파 자체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안마시술소나 스포츠 마사지와 구별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다. 피부미용의 새로운 패턴쯤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살풍경한 기계 몇 대를 갖춰 놓고 스파라고 주장하는 곳도 있다. 아직 시장 자체가 형성돼 있지 않고 혼란스럽단 얘기다. 혼란을 가리는 데는 직접 체험만한 게 없다. 그래서 중앙SUNDAY가 직접 스파 체험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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