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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교육] 우리 아이 초등학교 들어가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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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초등학교 입학은 아이나 부모에게 큰 '사건'이다. 마냥 어린애 같던 아이가 학교에 간다는 사실은 부모에겐 대견스럽고 설레는 일이지만 한편으론 걱정스럽기도 하다. 특히 첫째 아이일 때 부모의 부담과 긴장은 더하다. 그러나 마냥 걱정만 할 수는 없는 일. 미리 준비하고 계획하면 아이의 학교생활이 순조로울 것이다. 초등학교 교사의 조언과 선배 학부모들의 경험을 통해 입학 전 준비할 것을 알아보자.

# '학교는 즐겁단다'

"너, 그러면 학교 가서 선생님에게 혼난다." 부모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에게 흔히 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말은 아이가 학교와 선생님을 두려워하게 만들 수 있다. 대신 아이에게 '학교는 즐겁고 친구를 많이 만날 수 있는 곳' '선생님은 친절하고 엄마 아빠와 같은 분'이라고 말해 학교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어주자.

학부모도 선생님을 신뢰해야 한다. 실제로 아이가 입학했을 때 걱정스러워하다 담임선생님을 찾은 적이 있다. "첫째 아이라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됩니다" "선생님만 믿을 테니 많이 충고하고 가르쳐 주세요"라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부모가 먼저 선생님에게 존경과 신뢰를 가지고 대하면 아이에게도 좋은 영향을 준다.

# 자기 일은 스스로 하도록

이제는 학생이다. 무엇이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연습시키자. 아이에게 물건 목록을 주고 가방에 차례차례 넣어보게 한다. 처음에는 어설프고 답답하지만 반복 연습을 통해 혼자 책가방과 물건을 챙길 수 있게 된다.

요즘 아이들은 지우개나 연필이 교실에 굴러다녀도 챙기지 않는다. 심지어 겉옷, 신발 주머니, 책가방을 잃어버려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정도. 아이의 소지품에는 이름을 적어주고 사소한 것이라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키워주도록 한다.

초등학교의 수업 시간은 40분씩이다. 처음 입학한 아이들에게 40분 동안 돌아다니지 않고 집중하도록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미리 집중하는 훈련을 시키자. 아이에게 시간을 정해 놓고 책상에 앉아 책을 소리 내 읽거나 그림을 그리게 한다. 힘들어 하면 10분에서 시작해서 차차 시간을 늘려간다.

용변 보는 훈련도 필수다. 1학년 아이들은 낯선 환경 때문에 자기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실수하는 경우가 있다. 미리 대소변 보는 습관을 훈련시키고 학교에 보낼 때는 입고 벗기 편한 옷을 입힌다.

# 지나친 선행 학습은 역효과

"우리 아이는 입학 전에 벌써 구구단까지 외웠어요"라고 자랑했던 학부모 A씨. 그러나 몇 년이 지난 지금 그 아이의 수학실력은 형편 없다. 원리와 개념도 모른 채 무작정 따라하는 선행학습은 오히려 공부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뿐이다.

물론 지나친 선행학습은 좋지 않지만 적어도 수업을 따라갈 준비는 돼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아이가 한글을 떼고 입학하므로 적어도 읽기는 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국어 학습지를 풀게 하기보다 쉬운 책을 큰 소리로 읽도록 하고, 읽고 난 뒤 간단하게 내용을 이야기하도록 하는 게 효과적이다.

숫자는 1에서 10까지의 수를 이해해 간단한 덧셈과 뺄셈을 할 줄 알면 수업을 따라가는 데 지장이 없다. 여유가 있으면 50까지 도전해 보되 무리할 필요는 없다.

# 건강관리와 안전교육도 필수

초등 1학년 때의 습관은 평생 건강의 기초가 된다. 시간에 맞춰 일어나고 자는 습관을 들이고 아침식사는 꼭 하도록 한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급식에 대비해 편식하는 버릇은 고치고 식사 예절을 익힌다.

또 입학 전엔 안과와 치과 검진을 받는 게 좋다. 간혹 검진을 통해 근시나 약시 등이 발견되기도 한다.

학교 통학로는 미리 익히도록 하고 교통 안전에 대해 주의점을 설명한다. 수업이 끝난 뒤엔 반드시 집으로 돌아와 부모의 허락을 받고 놀러가도록 가르친다.

위은실(주부통신원)

◆ 도움말=김영숙 서울 논현초 교사, 김희정 서울 온곡초 교사

# 입학을 앞둔 어린이를 위한 책

-'학교에 가면'(삼성출판사)

-'해찬이의 학교 예절 배우기'(대교출판)

-'선생님은 모르는 게 너무 많아'(사계절)

-'학교로 간 올키'(주니어 김영사)

-'칠판 앞에 나가기 싫어'(비룡소)

-'나 학교 안 갈래!'(비룡소)

-'난 학교 가기 싫어'(국민서관)

# 어떤 학용품이 좋을까

▶가방=방수가 되고 지퍼가 튼튼한 것으로 고른다. 가방 무게는 체중의 10%를 넘지 않아야.

▶실내화=발에 꼭 맞아야 미끄러지지 않는다. 털 실내화는 위생상 좋지 않다.

▶신발주머니=평소 신는 운동화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가 적당.

▶연필=HB보다 B나 2B 등 약간 무르고 진한 연필이 글씨 쓰기를 익히기 좋다. 샤프는 잘 미끄러지고 글씨가 가늘기 때문에 고학년 이후에나 쓰도록 한다.

▶필통=아이들은 자주 필통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철 필통보다는 천으로 된 것이 낫다. 기능이 복잡하면 아이들의 주의를 흐트러뜨릴 수 있다.

▶색연필=실로 껍질 벗기는 색연필은 아이가 다루기 어렵다. 뒤꼭지를 돌려 사용하는 게 편하다.

▶크레파스=18색이나 24색이 적당하다.

▶공책=미리 사둘 필요는 없다. 나중에 담임교사가 지정해 주면 사도록 한다.

# 이런 건 미리 익히도록 하세요

▶언어 학습

-남의 말을 귀 기울여서 듣는다.

-예, 아니요의 대답을 똑똑하게 할 수 있다.

-간단한 인사말을 할 수 있다(안녕하세요).

-생각하고 경험한 것을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어른에게 존댓말을 쓸 수 있다.

-말을 끝까지 하고 상냥하게 대화할 수 있다.

▶수리 생활

-1에서 10까지 숫자를 읽고 쓸 수 있다.

-실물이나 구체물을 가지고 셀 수 있다.

-전후좌우를 알고 있다.

-시계를 대강 볼 수 있다.

-높다.낮다.많다.적다.크다.작다의 개념을 안다.

-몇 번째, 몇째 줄의 개념을 안다.

-어제, 오늘, 내일의 개념을 안다.

-요일을 말할 수 있다.

(서울 논현초등학교 입학안내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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